시중 은행들의 전자금융 조직이 변화하고 있다. 소매금융에 이어 기업인터넷뱅킹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e-비즈니스 사업의 체계가 갖춰지자 은행별 전략과 변화에 따라 전자금융 조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주회사 설립, 은행간 통합 등 은행 외부의 변수도 많아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지주회사 등 지주회사들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국민-주택 합병은행이 출범하는 올 연말에는 은행들의 전자금융 조직이 더욱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e-비즈니스가 금융업무에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해에 전자금융 부서를 만들었다. 시중 은행들은 그동안 전자금융 부서를 중심으로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부문의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인터넷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이렇게 관련 인프라를 정비한 은행들이 e-비즈니스 업무를 체계화 하면서 전자금융 조직도 바뀌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수익을 창출하는 e-비즈니스 사업 전개를 위해 기존의 전자금융팀과 인터넷사업팀을 EC 사업본부내 조직으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EC 사업본부 구성원들은 비즈니스, 컨텐츠, 채널, 고객관리 등으로 구분되는 수평형 업무 조직을 통해 담당 업무의 폭과 깊이를 두루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도 쉽게 됐다.
한미은행은 하영구 신임행장의 취임이후, 기업인터넷뱅킹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에 맞춰 온라인 B2B사업 전담의 ‘신사업추진팀’을 신설했다. 전산정보부 출신의 김문걸 팀장과 11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신사업추진팀에서는 인터넷구매카드 전자외상매출채권 캣아이(CAT-I) 등을 활용해 기업고객 대상 시스템 마케팅을 추진한다. 기존의 인터넷뱅킹팀은 소매금융 부문의 인터넷 사업과 은행 홈페이지 관리 등을 담당한다.
외환은행은 최근 e-비즈니스사업부내 조직을 특화 사업인 국제 인증 및 국제 PG 업무에 맞게 개편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전자금융팀을 e-비즈니스사업부로 승격시키면서 산하 조직과 업무를 뱅킹과 신사업 두 분야로 나누었으나 이번 개편에서 국제 인증 및 결제 관련 업무 조직을 추가로 신설했다.
새로운 조직의 명칭은 ‘글로벌 트러스트 앤 이페이먼트(Global trust & epayment)팀’이며 신사업팀내에서 국제 인증과 결제 업무를 담당하던 유선무 과장이 담당 차장으로 승진했다. 국제 인증 및 결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인력도 보강했다.
농협은 올 상반기 인터넷뱅킹팀을 인터넷금융실로 바꿨다. 인터넷금융실에는 전자금융팀과 인터넷뱅킹팀이 속해있다. 전자금융팀에서는 텔레뱅킹 모바일 폰뱅킹 등 인터넷 이외 자동화 채널을 통한 뱅킹과 제도, 규정, 약관의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며 인터넷뱅킹팀에서는 순수 인터넷 관련 뱅킹 업무를 담당한다.
농협은 오는 10월 PwC의 컨설팅이 끝나면 컨설팅 결과에 따라 e-비즈니스 전략 및 조직이 현재와 다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지난해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를 적용, 전자금융팀을 이컴센터(e-com.center)로 확대 개편한 후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우리금융지주회사 설립에 따라 향후 전자금융 조직이 크게 변할 전망이다. 현재는 IT 통합 및 자회사 설립 문제 때문에 전자금융 조직 통합이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지난 6월 우리금융지주회사 산하 전자금융부서장들이 모여 2003년까지 지주회사내 통합 e-비즈니스센터를 만든다는데는 합의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회사내 e-비즈니스센터는 은행 제2금융 등을 통합한 온라인 종합금융 업무 조직으로 디지털 금융의 특성인 금융업무간 장벽 파괴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사이버뱅킹팀을 신사업추진부로 확대 개편한 이후 현재까지 아무 변화가 없다. 신한금융그룹내 금융포털 자회사인 e신한이 설립됐으나 별도 법인인 관계로 신한은행 신사업추진부의 조직 구성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민 주택은행의 전자금융 조직은 합병 일정에 따라 올 연말쯤 커다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e-비즈니스의 체계가 잡히고 지주회사 설립, 합병, 은행 경영 전략 변화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은행들의 전자금융 조직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며 “향후에는 내부 특화 전략에 따른 조직 변화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