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외환사업부 재편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말 기업금융본부내에 있던 외환사업부를 별도로 분리했지만 업무의 비중을 고려 별도 사업본부로 승격시키고 완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은행의 이익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외환사업무를 완전히 독립시키면 기업금융본부와 개인고객본부의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조직개편 결정을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 내부에서는 실적이 높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업무를 전행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외환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외환사업부 개편이 내년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외환은행은 외환사업부를 사업본부로 승격시키고 업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기획 실무자들은 장단기적인 차원에서 경영정상화에 도달하려면 외환사업부의 개편이 시급하다며 개선 방안을 작성했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연구소에서도 신탁본부와 같이 외환사업부를 별도의 상품개발 조직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상품과 사업에 있어서 독자성이 있고 사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분리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특히 외환사업은 개인고객에서 대기업고객에 이르기까지 은행의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업무를 특화하고 강화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는 결론이다.
실제로 외환은행의 상반기 이익 중 10%가 넘는 100억원의 이익을 외환사업부가 올렸다. 이와 함께 환전, 송금 등 개인고객부와 중복되는 외국환 업무에서의 영업이익이 700억원 이상으로 은행에 대한 이익기여도가 크다.
하지만 실적이 높은 만큼 기존의 부서책임자들은 외환사업부를 별도로 분리하는 것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외환사업부 독립은 곧바로 해당부서의 영업위축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사업부를 강화할 경우 자칫 외환은행이 다시 외환업무에만 치중한다는 외부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