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따라 환전 수수료를 최고 70%까지 할인해 주고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전영업은 역마진이 발생하는 영업이라는 것이 외환담당자들의 지적이다.
은행은 환전고객을 대상으로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거래심화를 유도한다는 의도지만 실제로 환전고객이 은행의 금융거래 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 고객의 경우 평균 환전규모가 500달러 안팎으로 이 정도의 환전규모라면 수수료 전액을 받아도 역마진이 발생한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계산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들어 환전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할인해주고 여행물품을 제공하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택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에는 현찰 수송수수료까지 면제하면서 지점의 환전영업을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본점의 수송수수료 부담이 증가해 은행 전체적으로는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지적이다.
환전업무의 은행 원가계산에 따르면 환전 수수료 전액을 받더라도 역마진이 발생한다. 이들 은행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통상 1달러 환전에 23원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500달러 환전을 기준으로 하면 1만1500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500달러 환전에 은행이 투입하는 비용은 1만2200원 안팎이다. 여기에 경품 등 부대서비스 제공을 감안하면 환전 업무 자체만으로는 은행에 손해만 입히는 영업이라는 것.
물론 외환영업은 다른 영업에 비해 리스크가 낮고 환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이 창구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교차판매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로 환전고객을 대상을 교차판매가 이뤄지거나 거래 심화가 발생하는 빈도는 낮다는 것이 지점 일선 직원들의 반응이다.
한 외환 담당자는 “은행에서 환전 고객은 이른바 떠돌이 고객”이라며 “송금 고객을 제외한 순수한 환전고객이 환전을 계기로 은행을 다시 방문하거나 기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