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량자 및 우수 고객에게 신용한도를 미리 부여하는 신용한도 사전부여제, 이른바 가이던스 대출이 은행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가계대출을 늘리고 수익기여도가 높은 우수고객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가이던스 대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수요자의 금융니즈에 벗어나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으로 가이던스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의 경우 VIP고객이 대부분인데 이들 VIP고객들은 대출에 대한 금융욕구가 극히 낮다는 것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수거래 고객에게 신용대출 한도를 미리 설정해주는 가이던스 대출이 확대되고 있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제도를 시행중이다. 대상은 로열골드 등급이상인 고객이며 대출금리는 연 9.75∼11.0%를 적용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지난 5월부터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5000만원까지 신용한도를 설정했다. 대출금리는 프라임레이트고 대출기간은 1년단위로 갱신된다.
조흥은행도 약 130만명을 대상으로 사전 신용대출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제도의 시행으로 거래실적이나 기여도에 따라 고객1인당 1000만원까지 언제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게 했다.
하지만 은행의 실무담당자들은 가이던스 대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지배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절차가 간편하고 신용한도가 크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서비스인 것은 틀림없지만 은행의 VIP고객이 대출을 받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라며 “VIP고객을 위한 부대서비스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가이던스 대출을 가장 먼저 시작한 한미은행의 경우 대출 실적이 미미해 개선방안을 마련중이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고 신용한도를 높게 설정해도 로얄고객들의 자금수요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한도를 줄이면서 대상을 확대해 대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