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등장이 지난 3월 출범한 우리금융그룹, 오는 11월 등장하는 국민-주택 합병은행 등과 함께 국내 은행산업의 선진화와 구조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초의 민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계기로 성공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내 개별 금융법들이 지주회사 운영에 맞게 정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사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증권, 투신운용, 캐피털 등 4개 계열사와 e-신한, 신한 맥쿼리 금융자문사 등 6개의 자회사를 포괄하는 대형 금융그룹으로 변신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산업은 최대 점포망을 가진 한빛은행 중심의 우리금융그룹이 기업금융을, 소매금융부문의 두 축을 이뤘던 국민-주택 합병은행이 개인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것과 함께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연계금융을 통한 방카슈랑스와 소비자금융으로 또 다른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금융지주회사는 BNP파리바그룹과 증권, 프라이빗 뱅킹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추가적인 제휴협상을 통한 포괄적인 제휴를 공언하고 있어 국내 은행산업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부실은행의 신속한 처리와 공적자금 조기회수 목적이 있는 우리금융지주회사와는 달리 기업가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BNP파리바그룹과 제휴를 통해 부족한 역량과 사업라인을 확충해 교차판매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 등 금융 인프라개선이 필수적이다. 영업측면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내 각 사업라인의 고객기반을 공유해야 하는데 국내 `금융실명제법`이나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고객의 동의없이는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
지주회사 본연의 의미에 맞게 개별 사업라인의 신설, 인수, 매각 등이 자유로와야 하지만 국내 법체계는 하나의 사업부문에 대해 복수인가 취득이 제한돼 있다.
민간 주도의 신한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계기로 개별 금융법들이 지주회사 체제에 맞게 보완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주회사가 사업라인별로 시장중심의 유기적인 관리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설립추진위원장인 나응찬 신한은행 부회장은 `이번 전략적 제휴는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들이 추진한 재무목적 투자와는 달리 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사업목적 투자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진행중인 금융구조조정은 물론 국내 금융산업의 선진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