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급신장으로 은행이 단기 실적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기업들이 직접금융 보다는 은행권의 지원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으로 자금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중론이다.
28일 금융계에 올해 들어 은행들의 가계대출 규모가 급신장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은 지난해말 대비 5월말 현재 6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반면 가계대출은 7000억원 늘었고 신한은행도 동기 대비 가계대출이 1조650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말 5조3000억원이었던 가계대출 규모가 5월말 현재 6조7100억원으로 26%의 신장세를 보였다.
금융계는 은행들마다 가계대출 실적이 증가한 것은 올해 들어 은행장들이 대거 교체되고 경영구도가 바뀌면서 단기간에 걸친 실적위주의 영업이 강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미은행의 경우 올해초부터 칼라일 그룹이 경영간섭에 나서면서 특히 리테일 영업의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경우 합병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계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지주회사 설립과 제주은행에 대한 경영자문을 계기로 가계금융 시장에서 확실한 M/S를 확보하기 위해 근저당 설정비를 면제한 등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계대출의 확대는 가계 및 개인고객의 연체율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결국 영업이익이 늘고는 있지만 가계대출의 부실화도 아울러 증가하는 것이다. 은행들의 5월말 현재 총 연체율은 2%에서 최고 3%를 기록해 지난해말보다 0.2~0.5%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지난해말 1% 중반대에 머물던 가계부문의 연체율도 최고 3% 중반대까지 상승해 가계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5월말 현재 가계연체율을 2.51%, 하나은행은 2.11%로 지난해말보다 1% 가까이 증가했으며 한미은행도 연체율이 지난해말 2.95%에서 3.45%까지 높아졌다. 조흥은행도 지난해말 1.42%에서 5월말 3.63%로 연체율이 급증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