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그동안 꾸준히 통신 인프라를 확충해 온 대신 LG 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도를 시행해도 좋다는 입장인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과도한 전산비용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향후 증권사간 의견이 어떻게 정리되는가가 제도 시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들이 주식호가 10단계 방식 변경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지난해 이미 영업점 회선을 증설했고 규모면에서 볼때 투자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영업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거래량 증가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전산 투자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10단계 호가방식 변경에 어느정도 수긍을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과도한 전산비용 부담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며 “주식호가를 10단계로 변경하는 것은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투자 여력을 고려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식호가 방식이 현 5단계에서 10단계로 변경될 경우, 중소형 증권사는 지점 PC 교체, 통신속도 개선, 통신장비 도입, 자체망 확충 등에 200~300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이것은 왠만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한해 IT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다.
지난해 대형사들과의 사이버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IT투자 비용으로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중소형사들의 의견이다.
한 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활황도 아니고 중소형 증권사들은 적자를 겨우 면하는 상황에서 영업 이익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전산 투자 비용으로 한해 IT예산 규모의 비용을 지출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주식호가를 10단계로 변경하면 건전한 주식거래를 정착시키기보다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