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4개 방송 및 언론사에서 시작한 농촌 양수기보내기 운동은 삽시간에 20여개 언론 및 방송사가 동참해 각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금을 요구하고 있어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
은행들은 기부금 명목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각 성금모집 기관들이 구색을 갖출 수 있는 규모의 성금액을 요구하고 나서 성금을 공평하게 분산시키느라 한바탕 소란을 피기도 했다.
예로 주택은행은 처음 가뭄극복캠페인을 시작한 언론사에는 5000만원씩 성금을 냈으나 나머지 언론사 등이 가세하면서 기부금 규모를 조절하느라 애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이 20개 안팎의 언론사를 통해 기부한 금액은 2억5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경우도 자체 보유한 기부금 항목의 예산이 많지 않아 성금을 수백만원씩 나눠 내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그러나 성금 요청 언론사가 많아지면서 성금 크기가 대표 국책은행으로서 체면이 안설 정도로 작아지자 직원들 급여의 1%를 갹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은 성금모집 언론기관들의 이같은 공세를 피해 언론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해당 농촌지역에 기부금을 내 시달림을 덜었다는 후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가뭄 극복 캠페인 참여에 이유가 있을 수 없지만 성금을 내는 과정에서 언론기관들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어 가뭄극복이라는 원래 취지가 희석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전국재해대책협의회는 지난 12일 각 언론사를 통해 모금한 가뭄극복성금 1차분 50억원을 농림부에 전달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