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특별한 기능을 가진 PFMS(개인자산관리서비스)는 없다”
은행권과 계좌통합관리 솔루션 업계를 중심으로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다. PFMS가 개인 회계관리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끈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를 가계부로밖에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현재 소개되는 소프트웨어보다 획기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달 제일은행이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PFMS인 ‘퍼스트밸런스’서비스를 시작하자 금융기관들중 일부가 PFMS 도입을 유보했다.
서버방식의 계좌통합관리 솔루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온 D증권사는 PFMS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자사 홈페이지를 명실상부한 포털사이트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막상 제일은행의 서비스를 보니 PFMS 가 이런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고 판단해 PFMS 시행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 한미은행에서 서비스중인 PFMS ‘마이핑거’의 경우 통합 로그인, 비밀번호 보안, 은행 카드 증권별 통합 계좌 관리, 계좌 이체, 현금서비스 이체, 보고서/그래프 자산 정리 기능, 뉴스/공지사항 티커 기능, 상품 추천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기웅정보통신 오픈테크 조이닷컴 넷앤미 등의 솔루션 기능도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PFMS는 금융기관별 특화 전략에 맞춰 단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계좌통합관리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PFMS 주 이용고객인 20~30대 직장인들에게는 쓰기 귀찮은 가계부나 거창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별로 유용하지 않다”며 “결국 전 계좌를 통합관리하면서 자산 부채 현황을 보여주는 기능이 한국형 PFMS의 핵심 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더 나은 PFMS에 대한 환상을 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PFMS 개발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만명정도만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가계부 프로그램이 있다면 대성공”이라고 말할 정도다.
금융상품 추천이나 주식 부동산 투자에 관한 정보도 금융기관에서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융기관들이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다른 회사의 금융상품을 추천할리 만무이고 은행 카드 주식 부동산 등 금융 전분야의 전문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미은행이 홈페이지에서 지난 14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개인자산관리 프로그램에서 어떤 서비스를 가장 유용하게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대해 은행통장 통합관리(72.7%) 카드통합관리(23.3%) 증권계좌 관리(4.1%) 순으로 유용하다고 답했다.(5월 16일 오후 현재 172명 참여 결과)
아직은 고객들 대부분이 몇개 은행에 흩어져 있는 계좌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기능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결과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PFMS가 처음 나온 미국에서 개인용 프로그램은 세금계산, 기업용은 급여 및 세무 회계관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은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 서비스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