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카드’ 고객 정보와 시스템을 통해 성공적인 CRM(고객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용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독자카드시스템을 구축하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카드계시스템과 전행 CRM 구축 연계 프로젝트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자카드시스템을 구축하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카드계시스템과 전행 CRM의 연계 구축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CRM은 제대로 된 DW(데이터웨어하우스)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은행내 단위업무중 양도 풍부한데다 쓸만한 정보는 카드계 고객 데이터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카드계 고객의 CRM을 전행 차원으로 확대하거나 연계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며 카드 사업을 매각하는 곳의 경우 DW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조흥은행은 상반기내에 독자신용카드시스템 2차 개발을 완료하면 하반기부터는 카드 고객들에게 적용할 CRM을 구축할 계획이다. 올 연말쯤 카드사업 부문 매각 계획이 있지만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카드계 CRM과 전행 CRM을 연계할 가능성이 크다.
조흥은행 300만 카드회원의 거래 및 신상정보는 은행권 최초로 구축한 전행 DW의 데이터량을 훨씬 넘어선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카드결제일에는 하루 최고 1800만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등 카드계시스템이 은행내 단위업무로는 최고의 거래량을 처리한다”며 “카드계 한 분야의 고객정보량이 전행 DW 규모를 앞지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올 3월 독자카드시스템 구축을 시작한 하나은행은 세분화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향후 전행 CRM의 연계성을 고려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가운데 카드고객 정보가 가장 정확한 만큼 고객층을 세분해 관리하고 향후 이를 전행 CRM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외환카드 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외환은행은 은행 영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전행 CRM과 함께 각 단위업무별 DW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CRM을 구축한 기업의 80%정도가 이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해 실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없지만 끊임없이 고객과 접촉하며 업데이트하는 카드업무부터 CRM을 구축해 여신 외환 등 다른 단위업무로 이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