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경우 이미 지난해 지주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고 여기에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컨설팅을 다시 받는 등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산은은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산은투신에 대해 오는 19일경 금감위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또 현재 진행중인 컨설팅 결과가 2월중 나오더라도 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기존 계획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등에 대해서는 고민을 다시 하는 모습이다. 산은 관계자는 “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더라도 소매금융은행을 자회사로 둘 것인지, 다른 국책은행들을 지주회사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현재 진행형인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에서 산은의 불가피한 역할 등의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나름대로 고유의 업무를 유지하고 있어 간간이 제기되고 있는 국책은행 구도 개편설에도 불구 조금의 동요도 없는 분위기다. 산업은행과의 합병설이 가끔 나돌고 있지만 두 은행의 업무 영역이 워낙 달라 당국이 합병을 추진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여전히 수출입금융를 전담하는 국책 금융기관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도 수출입은행에게는 안도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오히려 산은과 기업은행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모두 수신업무 및 기업금융을 하는 등 중복기능이 있다”며 “국책은행간 합병이 있다면 이들 두 은행이 1순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외환은행등과의 합병설이 또 다시 돌고 있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지난해 국책은행중 유일하게 4000억원이나 흑자를 내는 등 경영성과가 좋기 때문에 다소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다만 국책은행중 유일하게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등 다른 시중은행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 자칫 합병바람에 휘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은 어차피 합병을 하려면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쪽이 우세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전담은행의 존속은 경제적 요인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정치적 요인에 의해서도 상당기간 존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