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이 인터넷뱅킹거래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는 등 수수료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뱅킹 독자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벌였던 수수료 인하 경쟁은 이미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인터넷뱅킹 독자 서비스를 시작하며 거래 수수료를 전액 무료화했던 신한은행은 현재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것을 검토중이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수수료를 면제해왔지만 ‘수수료 무료’가 인터넷뱅킹 고객을 유치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올해부터,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던 인터넷뱅킹 타행송금 수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는 인터넷뱅킹 독자시스템 오픈 기념으로 타행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CRM이 구축되기 전이라도 예금 잔액, 대출실적 등 고객의 은행 이익 기여도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농협은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받는다는 원칙아래 ‘e-뱅킹 통장’ 가입고객에게만 타행송금 수수료 등을 면제해 주고 있다. ‘e-뱅킹 통장’은 순수 인터넷통장으로 가입부터 모든 거래절차에 은행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농협도 얼마전 고객의 이익 기여도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은행이 공공서비스 기관처럼 여겨져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데다 인터넷뱅킹 고객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한동안 ‘제살 깎아먹기’경쟁이 벌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은행도 ‘기업’으로서 이익을 남겨주는 고객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뱅킹거래 수수료도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