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8년부터 업무제휴를 맺고 있는 피치IBCA와 최근 지분참여를 위한 투자의향서(Letter of Investment)를 체결했다.
피치의 출자를 위해 한기평은 내달 초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유상증자시 제3자 배정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기평은 산업은행이 9.9%의 지분을 보유,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한기평은 피치측에도 산업은행과 동등한 지분을 출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산업은행이 추가 출자를 하지 않는다면 피치의 출자금액은 약 25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재 LOI만 체결된 상태이며 구체적인 지분, 출자금액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98년 업무 제휴를 맺으면서부터 지분 참여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등 지분 출자에 대한 공감대에 형성돼 있어 빠르면 금년내 출자가 마무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피치는 무디스(한신평에 10% 출자)에 이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무디스는 한신평에 출자시 5년 후 최대 49%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는 옵션계약을 맺음에 따라 향후 국내 시장 상황에 따라 출자를 늘릴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을 감안하면 금융권에서는 피치도 한기평과 이러한 옵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피치가 한기평에 지분 출자를 하게되면 대일톰슨뱅크와치의 국내 신용평가 시장 진출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일톰슨뱅크와치는 대일회계법인과 세계 4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톰슨뱅크와치가 공동으로 지난 6월 설립돼 지난 9월 금감원으로부터 신용평가업에 대한 허가를 받아 영업을 준비중에 있으며, 톰슨뱅크와치는 10%의 지분을 출자키로 했으나 아직 출자금이 들어와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피치가 톰슨뱅크와치의 신용평가부문 인수작업을 마무리 하면 대일의 신용평가업 파트너가 사라지게 된다. 현재 대일측은 아직 피치의 인수가 마무리 된 것이 아니며, 계약도 유효하기 때문에 신용평가업 진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일과 톰슨뱅크와치와의 관계가 명확치 않아 대일톰슨뱅크와치가 제출한 신용평가업 지정 신청서를 반려한 상태이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