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벤처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털들의 벤처기업 투자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적자원이 회사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벤처기업에서는 지금까지 CEO, CTO, CFO가 스카우트 1순위였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매출을 중시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심사기준에 맞추기위해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CMO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작년말과 올초 코스닥 활황으로 매출이 없어도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도 액면가의 20배, 많게는 100배에 이르는 프리미엄으로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꺾이면서 확실한 수익모델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매출액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능력이 없으면 투자유치를 상상할 수 없는 실정이다.
네플의 장진호씨는 “예전에는 기술력과 경영능력 있는 CEO가 중요한 투자지표였지만 지금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마케팅능력을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벤처기업의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3∼6개월정도면 후발업체가 따라잡는 실정으로 세계적으로도 기술력보다는 판매능력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기업 근무한 CMO 인터넷 보안서비스 업체인 코코넛은 올 1월부터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에서 11년 근무한 조원영씨를 CMO로 영입했다. 조 이사는 제품 우수성 뿐만 아니라 외국계기업 근무시절 쌓아놓은 인맥을 활용해 수익모델을 만들고 매출을 늘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시장에서 인기있는 CMO는 시스코 IBM MS AMD 등 외국기업의 마케팅분야에서 5∼10년 근무한 경력자이다.
일부 기업은 CEO가 CMO 역할을 겸임하고 있으나 회사규모와 관련시장이 커지면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 또 많은 벤처기업들이 국내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외국계기업 출신 CMO의 인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구영우 기자 ywk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