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시간이 없어 잘 챙겨주지 못하는 아내를 밤낚시의 ‘낭만’으로 위로하는 모습은 홍상무의 남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홍상무는 부하 직원들에게 아무리 필요한 조언이라도 ‘듣기 원할때에만 한다’는 원칙이 있을 정도로 업무에서도 일상 생활에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곤 한다. 직원들에게도 ‘나를 만난 사람이 절대 손해를 입지않게 하라’고 강조한다.
홍상무는 철저한 준비과정을 통해 차근하지만 재빨리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예전에 동료들이 “행동은 빠른 것 같지 않은데 일은 제일 먼저 마치니 이상하다”며 붙여준 별명이 ‘준비홍’.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중학교 1학년생 딸의 결혼에 대비해 벌써부터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홍상무는 이순신 장군보다 이율곡 선생같은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한다. 벌어진 사건을 훌륭히 수습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준비를 잘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일을 끌어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이다. 워낙 사전 준비가 치밀하다보니 이로 인해 부하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찮다는 소리도 있다고 한다.
홍상무는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82년 신한은행으로 옮겨온 이후 신한종합연구소 부소장, 동경지점장, 종합기획부장, 인사부장을 거쳐 올해 7월 상무로 선임됐다. 연세대 행정대학원과 서강대 정보전략연구과정을 수료했다.
홍상무는 CIO로 취임한 이후 개인적으로는 서강정보전략연구과정에서 습득한 내용을 되살리고 있으며 은행 전략적으로는 새로운 e-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기업금융지원, 종합리스크관리, 전사적CRM구축 등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홍상무는 “신한은행은 IT전문인력과 정보화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를 두루 갖추고 있어 이런 환경과 자세들을 유지하고 시대변화에 맞춰가도록 조절하는게 CIO로서의 임무”라는 견해를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은행 IT 분야의 선두 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의 CIO답게 “관리자는 시대변화에 따른 창조력과 속도감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잊혀질 수 없는 기억속에 티없이 맑은 수면같은 이 한사람 숨쉬고 있네...’
어느 시인이 홍상무를 생각하며 썼노라는 시 ‘편지’의 첫 구절이다. 이 시구절처럼, 살벌한 경제전선의 한가운데 서 있는 시중은행 임원답지 않게 자타 공인의 ‘무균질’을 유지하고 있는 홍상무가 앞으로도 CIO역할을 어떻게 수행해갈지 주목된다.
김미선 기자 una@kf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