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영남종금이 영업정지를 당함에 따라 30개에 달하던 국내 종합금융회사들은 사실상 8개만 남게 됐으며, 잇단 부실화에 따른 고객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종금사들이 앞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영남종금은 대우관련 연계콜을 비롯한 대우계열 여신의 부실화 등에 따라 수신이 크게 감소하면서 유동성 부족에 직면했으며, 이를 감지한 고객들의 인출요구가 몰리자 23일 오후 금감위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즉 영남종금은 지난 4월 나라종금 인수가 무산되면서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져 23일까지 700~800억원 규모의 인출이 있었으며, 23일 하루에만 70억원이 인출됐다. 영남종금의 예금 대지급 규모는 1조5000억원이며 개인 3000억원, 법인 3000억원, 금융기관 5000억원 등이다.
이와 관련 금감위는 3개월 이내에 영남종금의 회생가능성 여부를 판단, 영남종금 고객에 대한 예금대지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98년 9월30일 이전 발행된 담보부 매출어음과 발행어음, 표지어음, 어음관리계좌(CMA)는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되는 만큼 예금자들이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영업이 정지된 대구 영남종금에는 고객들이 몰려들어 직원들에게 피해여부를 확인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고, 직원들은 예금주들의 원금은 전액 보장되고, 금감원의 실사를 거쳐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면 손해는 최소화될 것이라며 고객들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금감위 관계자들은 이날 영남종금 대구본사에 내려가 영업전반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다. 금감위는 영남종금에 대한 자산 부채 실사를 실시,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청산절차를 거쳐 정리할 계획이며,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는 등 회생 가능성이 인정되면 영업정지를 해제하기로 했다.
한편 영남종금의 대주주인 영남학원이 중앙종합금융에 영남종금의 인수를 제의, 중앙종금이 그 수용여부를 검토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지난주말 영남종금 전병학 대표가 방문해 대주주인 영남학원의 지분 인수를 제안했는데 갑작스런 제의라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영남종금의 재무상태와 인수에 따른 손익계산을 하고 있는데 부실이 클 경우에는 인수가 어렵겠지만 정부에서 부채를 청산해주는 등 지원을 해주면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현 기자 mi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