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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가 쓴 ‘책임의 금융’…홈플러스 사태가 다시 꺼낸 ‘오퍼링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9 11:34

홈플러스 청산 위기 속 철학과 현실의 간극 재조명

김병주 회장의 이야기가 담긴 장편소설 '오퍼링스'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신문DB

김병주 회장의 이야기가 담긴 장편소설 '오퍼링스'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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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사실상 청산 위기에 놓이면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책임론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김 회장이 자신의 경험과 금융 철학을 담아 집필한 장편소설 ‘오퍼링스(Offerings)’도 재조명되고 있다. 작품에서 강조한 ‘책임 있는 금융’과 이해관계자 중심의 리더십이 현실의 홈플러스 사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김 회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오퍼링스’가 자신의 경험과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고 소개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소설을 단순한 자전적 소설이 아니라 김 회장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해왔다.

‘오퍼링스’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은행가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은 월가 투자은행에서 한국 구조조정 업무를 맡아 기업 구조조정과 자본시장의 역할을 경험한다.

작품은 구조조정을 단순한 재무적 의사결정이 아닌 기업 구성원과 협력업체, 지역사회까지 영향을 미치는 과정으로 묘사한다. 기업 하나의 존폐가 직원들의 생계와 협력업체의 경영, 지역경제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금융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책임’을 제시한다.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청산 가능성이 커졌고, 투자자 손실 우려와 협력업체 납품대금 문제, 노동자 고용 불안 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점포 매각과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직영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와 외주 인력 등 간접고용 인력까지 포함해 최대 10만 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MBK는 일부 채권단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이 포브스 선정 한국 부자 2위라는 점까지 부각되면서 여론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졌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초기 MBK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서한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K는 해당 서한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일시적인 잡음(some noise)’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근로자와 협력업체, 채권 투자자의 피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지난해 17억달러를 분배했고, 홈플러스 투자 펀드가 1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함께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자가 스스로 제시한 철학은 위기 상황일수록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며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오퍼링스’가 말하는 ‘책임 있는 금융’과 실제 경영 사이에 어떤 간극이 있었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폐지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의 핵심 사유가 운영자금 부족인 만큼, 항고 기간 내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제출할 경우 원심 법원이 스스로 결정을 변경하는 ‘재도의 고안’ 절차를 통해 회생절차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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