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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지원’만 기다리는 홈플러스…직원들 ‘생계 불안’ 확산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3 14:36

영업중단 점포 직원 전환배치 약속, 하루 만에 번복
‘오락가락’ 행보에 회사 불신 및 직원 불안감만 키워
홈플러스 “DIP 지원 통해 정상화되면 전환배치 약속”

홈플러스가 37개 점포 영업을 잠정중단하며 직원들의 전환배치를 약속했으나 말을 바꿨다. /사진=생성형AI

홈플러스가 37개 점포 영업을 잠정중단하며 직원들의 전환배치를 약속했으나 말을 바꿨다. /사진=생성형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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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사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회사 측은 영업 중단과 함께 직원 전환배치와 휴업수당 지급 등을 약속했지만, 발표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면서 현장 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노조 반발 이후 홈플러스가 다시 전환배치 방침을 설명하고 나섰지만, 회생절차 장기화 속에서 사측 대응마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회사에 대한 불신과 함께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영업이 중단된 37개 점포 직원들에게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은 영업을 지속하는 점포로 전환배치를 진행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가 “회사가 영업 중단 점포 직원에 약속한 전환배치 계획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며 “근무 희망자를 타 매장으로 전환배치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돌연 ‘상품 납품 여건상 추가 인력 수용이 어려워 전환배치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영업을 지속하는 67개 점포도 상품 부족으로 인해 고객들이 급감하면서 현재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라며 “지금 바로 영업 중단 점포의 인력을 67개 점포로 전환배치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 중인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조달되고 이를 바탕으로 집중 운영을 통해 67개 점포의 영업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 전환배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직원들 불안감 확산…희망퇴직 신청 몰려

현장에서는 직원들의 불안감이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영업을 이어가는 67개 점포 역시 정상운영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은 이미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당초 회사가 먼저 전환배치를 약속했던 만큼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가 혼란을 키웠다.

특히 노조 반발 이후 다시 설명에 나선 과정 자체가 오히려 직원들의 고용 불안과 회사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생절차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사측의 메시지가 일관성을 잃으면서 현장 동요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대다수 직원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 휴업수당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월 140만 원 수준이다. 노조는 “회사가 전환배치 약속을 철회하고 이중취업까지 원천 봉쇄하면서 직원들은 생계를 위해 퇴직 후 실업급여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라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휴업 점포 직원들을 위해 취업규칙에 명시된 ‘이중취업 금지조항’ 예외 적용 등 실질적인 생계 보장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 노조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주체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투기자본의 사기극을 방관하지 말고 객관적인 제3자 관리인 선임 등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직원들의 불안감은 익스프레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희망퇴직에서도 드러난다.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가 몰리면서 접수를 하루 만에 조기 종료했다. 대규모 점포 효율화 작업과 맞물리며 선제적으로 희망퇴직을 하려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커진 것이란 분석이다.

DIP만 기다리는 홈플러스, 실행 여부는

홈플러스는 현재 추진 중인 DIP 대출이 조달되고, 이를 바탕으로 집중 운영 중인 67개 점의 영업이 정상화되면 전환배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자금 조달 가능성을 두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현재 DIP 금융 지원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홈플러스는 현재 메리츠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메리츠의 자금 지원에 회생 여부가 달려 있다며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거듭 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면서 “회생절차 개시 이후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어렵게 확보한 모든 자금이 메리츠 대출금 변제에 사용되고 있어 최소한의 운영자금조차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실상 현금화가 가능한 홈플러스 자산 전부를 담보로 보유하고 있는 메리츠의 자금 지원 없이는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리츠는 약 1조2000억 원 규모 대출에 대해 4조 원 상당의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68개 점포)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리츠 측 동의와 협조 없이는 추가 자금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계기로 메리츠의 DIP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매각 가격이 당초 기대치였던 3000억 원보다 크게 낮은 1200억 원 수준에 그친 데다 현재 운영 점포들의 정상화 가능성 역시 불투명해 추가 금융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자금 조달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 동력 자체가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자금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영업 정상화 가능성과 현장 신뢰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노사 갈등과 현장 혼란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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