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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대표이사·의장 겸직 CJ 손경식 회장 뒤에는… [2024 이사회 톺아보기]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08 00:00

그룹 총수 이재현 회장은 미등기 임원
‘CGV 증자’ 찬성 이사회 독립성 의문

30년 대표이사·의장 겸직 CJ 손경식 회장 뒤에는… [2024 이사회 톺아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CJ그룹 지주사인 CJ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손경식닫기손경식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올해 85세로, 재계 ‘큰 어른’으로 통한다. 지난 2022년 이사회에 합류한 한애라 성균관대 교수와 비교하면 33년이나 나이 차가 난다. 연령 다양성 측면에서 CJ 주식회사 이사회를 당할 곳은 없어 보인다.

손경식 회장은 CJ 주식회사 대표이사이면서 동시에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지난 1994년부터 30년 넘게 경영과 이사회를 이끌어 왔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이사회 독립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손 회장은 CJ그룹 오너가 아니다. 그는 지주사 지분이 없다. 총수는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이다. 이재현 회장과 인척 관계이긴 하나, 손 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CJ 주식회사는 다양성과 독립성을 충족한 모범적 이사회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손경식 회장은 CJ가 삼성으로부터 계열 분리할 때부터 그룹 회장에 올랐다. 누나(고 손복남 여사) 부탁도 있었거니와 당시 이재현 회장이 30대 초반에 불과해 그룹 경영을 맡기에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단순히 이재현 회장 외삼촌 자격으로 그룹 회장에 올랐던 것은 아니다. 제일제당이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안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손 회장이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손 회장은 CJ그룹 독립 경영을 이끈 산증인 격 인물”이라며 “이재현 회장도 손 회장을 ‘경영 스승’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제일제당을 CJ그룹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설탕 사업 한계를 넘어 식품, 유통,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적극 진출했다. ▲식품 및 식품 서비스 ▲생명공학 ▲물류 및 유통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등 4개 핵심사업 틀을 완성했다.

인수·합병(M&A)과 신규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계열사를 불려갔다. 순환출자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다른 재벌 기업들과 달리 CJ그룹은 이런 성장 과정을 통해 비교적 단순한 지배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 정점에 지주사인 CJ 주식회사가 있다. CJ 주식회사는 순수 지주사로, CJ 제일제당, CJ ENM 등 9개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 제일제당 지분 40.94%, CJ ENM 지분 40.07%를 갖고 있다. CJ 주식회사 최대 주주는 42.07%를 소유하고 있는 이재현 회장이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들어 이재현 회장이 세금 탈루 및 회사 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건강마저 나빠지면서 이 회장과 손경식 회장 사이 공생은 더욱 단단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

이 회장은 관련 재판과 건강 악화 등 이유로 2013년부터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잇달아 내려놓았고, 결국 2016년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총수 부재’ 상황이 발생했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 빈 자리를 손경식 회장이 채운 덕분이다.

이런 연유로 손경식 회장은 1994년부터 CJ 주식회사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71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그의 임기는 오는 2027년 3월까지 연장됐다. 1994년 이후 11회 연속, 무려 33년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게 된다. 오너가 아니면서도 오너같은 경영인인 셈이다.

지난해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그룹 실적 부진이 심각했던 만큼 올해 CJ 주식회사 이사회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시장은 30년 넘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손 회장이 아니라 이재현 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사면 후 지난 2017년 경영에 복귀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는 맡지 않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CJ 주식회사 이사회가 경영진 견제와 감시라는 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시장은 염려하고 있다.

CJ 주식회사는 지난해 모두 9차례 회의를 열었다. 안건 중에는 ‘CJ CGV 유상증자 참여 승인의 건’처럼 시장 신뢰를 잃어버리는 안건도 있었지만 이사회는 모두 찬성 통과했다. 당시 이사회 멤버 모두가 올해도 CJ 주식회사 이사회 자리에 앉아 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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