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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속 우려되는 3배 레버리지ETF 투자 질주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5-02 00:00

[기자수첩] 과속 우려되는 3배 레버리지ETF 투자 질주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부 기자로 작년에 가장 많이 거론했던 단어 중 하나가 ‘동학개미’였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일컫는 ‘서학개미’가 이를 압도하는 듯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다양한 해외주식 마케팅이 넘쳐나고, 매력적인 해외주식 상품 출시도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투자종목 쇼핑리스트를 기사화하는 일도 많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나 인버스 ETF 등 곱절로 변동성에 투자하는 그야말로 ‘과감한’ 투자가 성행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ETF는 직접 주식투자와 비교할 때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닌가하고 생각했다면, 정반대 상황으로 투심몰이가 이뤄지고 것이다. 변동성 파도에 몸을 맡긴 서학개미가 늘어나면서 해외주식 매매 순위에서도 ETF가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티큐(TQQQ)’, ‘속슬(SOXL)’, ‘씨웹(CWEB)’ 등 ETF들의 티커명도 이제는 해외주식 투자 좀 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외계어가 아니라 친숙한 줄임말로 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박스피’ 상황이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해외 증시로 이동할 유인이 커졌다.

무엇보다도 국내 ETF는 최대 2배 레버리지까지 제한되지만, 반면 서학개미가 주로 향하는 미국은 ETF 3배 레버리지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공격적 투자자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해외주식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초고위험’ ETF 투자 움직임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2022년 3~4월 한 달여 간 기준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 순위 톱10 중 3배 레버리지 ETF는 2개나 포함됐다.

무려 1위가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S ETF(SOXL)’이다.

4위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가 차지했다.

톱10은 아니지만 13위에는 나스닥100지수를 역(인버스)으로 3배 베팅하는 ‘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SQQQ)’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중국 인터넷 기업 지수 2배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CSI CHINA INTERNET INDEX BULL 2X SHS’도 최근 서학개미 쇼핑 상위 목록에 진입하고 있다. 물론 나름의 기업 및 산업 분석을 토대로 투자하는 것을 두고 단순히 ‘몰빵’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경우 단타 성향의 개미투자자 가운데 나름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른다’, ‘내린다’ 방향을 콕 집어 그야말로 전지전능 투자 방식으로 집채만 한 파도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 지를 생각해 본다면, 투자주의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경고등도 새겨볼 만하다. 예컨대 지수가 같은 20%로 떨어졌다가 되짚어 20% 회복된다고 하면, 기본 ETF보다 3배 베팅 ETF는 하락 후 회복수준(레벨)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레버리지·인버스 투자 자체가 장기투자 관점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기대이익 반대편에 있는 리스크를 다시 한 번 체크해보고 투자 판단에 나서는 것도 권고할 만하다.

최근에는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를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ETF 상장도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양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이처럼 ‘위험한’ 투자상품이 범람하는 게 바람직한 투자 풍속도일 지는 물음표가 새겨지기도 한다.

‘한방’은 달콤한 유혹이다.

최종적인 투자 판단은 언제나 그렇듯 본인의 몫이지만, 그래도 유행에 휩쓸리는 ‘묻지마 투자’만은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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