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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빛과 그림자 - 보험] 내부통제 고삐 불구 혼란 여전

편집국

기사입력 : 2021-05-31 00:00

설계사 영업 활동 위축…불만 호소
상황 별 가이드라인 필요 한목소리

[금소법 빛과 그림자 - 보험] 내부통제 고삐 불구 혼란 여전
[전하경, 임유진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보험업계, 영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품 설명 범위, 광고 심의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금소법에 대비해 지점 별 설계사 완전판매 교육, 금융소비자보호 헌장, 콜센터 대본 전면 수정 등을 진행해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주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보험영업 현장에서 어떤 부분이 법에 위반되는지 허용 가능한지 등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소법에 대비해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생보사, 손보사는 모범사례로 걸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완전판매 등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GA, 전속설계사 등은 금소법 시행으로 상담 시간이 지연되고 있어 영업이 위축된 상태다.

소비자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 별로 금소법 위반이다 아니다가 나오지 않아 어떤 상황에서 금소법으로 걸릴지 모르는 상태”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1호만 되지 말자’라고 교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9월까지 금소법 시행으로 새로 도입되거나 강화된 규제를 위반해도 제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효과적인 법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 설계사 등록증 소지 의무…“소비자보호 실효성 의문”

금소법 시행으로 보험설계사에게 온 가장 큰 변화는 보험설계사 등록증 소지 의무화다.

금소법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본인이 금융상품판매 대리 중개업자라는 사실을 명확히 금융소비자에게 보여야 한다. 증표제시의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할 수 있다.

영업이 위축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GA 지점장은 “우리나라가 아직 보수적이라 고객들에게 설계사 등록증을 제시했을 때 본인보다 나이가 적으면 실력 여하에 관계 없이 어리다는 선입견을 갖는다”라고 말했다.

설명의무가 강화되면서 보험상담 시간도 길어졌다. 특히 설명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선택하지 않은 특약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15년차 설계사는 “고객님께서 선택하지 않으시는 특약에 대해서도 모두 설명을 해야 하고, 모든 서류에 서명을 받아야 하니 시간이 지연된다”라며 “고객님들께서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불편해하시니 영업 현장에서 위축도 들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몸을 사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는 고객이 설명을 들었다고 계약서에 사인하면 된거라고 하지만 나중에 듣지 않았다고 하는 경우가 다수다”라고 덧붙였다.

대형 GA 지점장은 6대 원칙 준수를 통한 완전판매에 대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완전판매를 추구하는 것은 좋으나, 기존 3개월이었던 품질보증 기간이 5년이 지나도 진행되는 것은 설계사의 불안을 장기화하는 제도다”라고 말했다.

◇ SNS 광고도 못하는데 금소법 위반 과징금 공포에 적립금 압박까지

금소법에 따르면,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 또는 자문업자가 주요 판매원칙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수입 등의 5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특히 소형GA에서는 설계사에 금소법 명목으로 수수료를 적립하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설계사가 금소법 위반으로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물어야 할 때를 대비해 3년 뒤로 5%를 적립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GA소속 설계사는 “언제 1호가 될지 몰라 징벌금을 납부할지도 모르는 회사의 부담을 덜기 위해 설계사가 수수료 적립에 동의하도록 압박한다고 들었다”라며 “설계사는 수수료 인하로 인해 이직도 생각하지만 이직 시 유지분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험 SNS광고 규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블로그 등 SNS를 통한 보험광고는 설계사들이 지인 외 불특정 다수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자주 사용됐던 방법이다.

손해보험협회가 지난 20일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금융소비자법 교육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소법에 관한 내용은 잘 담겨있으나 읊어주는 정도에 멈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법 시행 전 설계사들이 올린 글은 모두 비공개처리를 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광고 관련 금소법 감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 광고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에서 수많은 SNS를 다 감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이대로라면 결국 SNS 글도 운이 안 좋은 사람만 걸리는 형태로 법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안내되길 바란다”라며 “가이드라인 없이 금소법을 준수하라는 지침은 안개 속에서 길을 걷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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