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부터)2월 하순 A모(맨 오른쪽) 씨가 그랜저 에어백의 조속한 수리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을 방문했지만, 보안 요원들에게 막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김모 씨가 모는 스포티지 R의 누유 원인을 찾기 위해 엔진 분해 진단을 내린 성남시 소재의 기아차 오토Q. 정수남 기자
반면, 국산차의 경우 전국 요소요소에 위치한 업체 직영서비스센터는 물론, 일반정비소까지 주거 지역에서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임비와 함께 수리부품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도 국산차를 운행하는 혜택이다.
실제 가장 자주 교체해야 하는 엔진오일의 경우 국산차는 10만원 미만이면 대부분 교환 가능하지만, 수입차는 교체 비용이 최소 20만원이 들어간다.
의료서비스와 함께 자동차 정비서비스도 전문적인 분야라 국내에서는 불투명한 분야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를 감안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자사의 전문정비 브랜드 블루핸즈와 오토Q(큐)를 2000년대 후반 선보이고 투명한 정비서비스 구현에 나섰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의 정비서비스가 ‘삐그덕’거리고 있는 것으로 4일 드러났다.
2월 중순 서울에 사는 A모 씨는 자신의 그랜저TG의 운전석 에어백 덮개가 깨져 주거지 인근에 있는 블루핸즈를 찾았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블루핸즈 관계자는 A 씨에게 정비차량이 밀려 있어 한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A 씨는 에어백의 경우 사고 시 목숨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신속한 수리를 요구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본사 마케팅팀을 찾았으나, 사옥 출구에서 보안요원들의 제지로 사옥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관련 민원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기아차 오토Q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성남시에 사는 회사원 김모(여, 46세) 씨는 최근 엔진오일을 교체하기 위해 주거지 인근에 있는 오토Q를 찾았다.
오토Q 직원은 김씨의 스포티지R(2010년식)엔진오일 교체 전 10만원 가량의 엔진 첨가물을 추가할 것을 강권했다. 김씨는 내키지 않아 엔진오일만 교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1시간 정도 지나 차를 찾기 위해 오토Q를 다시 방문했다. 같은 오토Q 직원은 “기름이 새서 엔진 덮개에 흥건하다”면서 “이대로 차량을 운행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엔진을 분해해 누유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일단 남편하고 상의한다면서 차를 가지고 귀가했다. 과거 과잉정비에 따른 막대한 지출 기억때문이다.
◇오토Q, 과잉 정비거나 실력 부족이거나
결혼 후 5년 간 김 씨는 소형 승용차를 탔다. 그러다 하루는 퇴근하기 위해 차에 시동을 켜자 엔진룸에서 하얀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집 앞에 있는 정비소에 문의하자 직원은 “실린더 덮개가 깨진 것 같다”면서 70만원의 수리 견적을 제시했다. 다음날 주말을 맞아 김 씨는 다른 정비소에 들러 같은 현상에 대해 문의하자 40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다.
결국 김 씨는 모두 믿을 수 없어 직영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다. 직영센터에서는 엔진을 모두 분해하고 피스톤 링, 실린더 덮개 등의 교체비와 공임비로 150만원을 요구했다.
김 씨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을 당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으며, 남편에게 스포티지R의 증상을 말하자 남편은 “연료호스 문제네”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결국 분당 사무실 근처에 있는 단골 K공업사(1급)를 찾았다. K공업사 직원은 일단 남편과 같은 연료호스 쪽 문제로 진단했다.
이어 이 직원은 자세히 차량을 살피고, 실린더에 들어간 기름 가운데 쓰고 남은 기름을 회수하는 ‘리턴펑션블록호스’ 결함으로 누유 원인을 밝혀냈다.
K공업사는 수리비로 부품비(3만4000원)와 공임비(3만원) 등 모두 6만4000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K공업사 관계자는 “메이커 전용센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엔지니어가 많아 챠량 정비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경우가 흔하다”며 “공업사의 경우 평균 10∼20년 경력의 베테랑 엔지니어가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확한 정비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씨가 찾은 기아 오토Q의 경우 20∼30대 정비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이어 “전용 센터들은 부품 판매도 함께 하고있어, 무조건 부품을 교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공업사의 경우 부품대리점을 통해 부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가능한 교체 대신 수리 사용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엔진을 분해할 경우 차종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최소 100만원 이상의 공임비가 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같은 관계자는 “고객 차량에 발생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수리를 하려는 직원의 배려로 볼 수 있다”면서도 “오토Q는 과잉 정비가 드러날 경우 해당 비용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블루핸즈와 오토큐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대외비라며 함구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