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주 연구원은 "글로벌 ESG 투자 자산규모가 2012년 13.2조달러에서 2018년 30.7조달러로 급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연구원은 "최근에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도 ESG 투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주행동주의(Activism)가 주목 받은 점도 ESG 투자 규모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SG 투자는 1) 환경(Environment)과 2) 사회적(Social)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3) 지배구조 (Governance)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6년 코피아난 UN 전 사무총장이 발표한 6가지 UN 책임투자원칙(United Nation’s Principles of Responsible Investment, UN PRI)이 ESG 투자의 초기 개념에 영향을 미쳤다.
ESG 투자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에 잘 알려진 SRI(Social Responsible Investment)와 비슷하나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차이에 따른 ‘경제적 가치(금융 수익률)’를 좀 더 중시한다. 비슷한 개념인 Impact, philanthropy 투자는 SRI보다도 사회적 가치가 더 강조된 개념으로 해당 기업의 사회활동이 사회, 환경 문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경우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강 연구원은 "최근에는 투자 목적 설계, 포트폴리오 비중 선정, 위험관리, 의결권 행사 등 투자 의사 결정 과정 전반에 ESG 요소를 적용하는 ‘ESG통합 전략’ 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ESG 요소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펀드의 제약 요건(시장 추적 오차, 투자자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관리 전반에 ESG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방법이다.
국내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존의 SRI 투자가 ESG 투자로 확대 발전할 계획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한국 거래소도 최근 상장 기업들의 ESG 공시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확대한 바 있다.
다만 그간 ESG 투자 성과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른바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게 투자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에는 ESG 투자가 장기적으로 투자 성과 측면에서도 우수할 수 있다는 자료나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 "MSCI ACWI ESG 리더스 지수는 각 지역별 MSCI 지수 내 ESG 평가등급 상위 종목으로 구성되는데, 해당 지수가 최근 10년간 일반 MSCI ACWI 지수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그러나 한국의 경우 MSCI ESG 리더스 지수가 MSCI KOREA Index 에 비해 성과가 부진해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주가 상승을 주도한 IT 종목이 ESG 등급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제외됐기 때문"이라며 "반면 금융지주사 등이 높은 ESG 등급을 받았으나 주가 성과는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인 이유는 현재 한국 종목들의 영업 경쟁력, 수익성과 ESG 등급 사이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라며 "결국 한국 종목만으로 ESG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에는 IT 종목 등 시가총액이 큰 수익률 상위주들이 포함되도록 하는 방법론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