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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올해 성장률 전망 2%로 모아졌으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낮춘 외국인과 외국계

장태민 기자

chang@

기사입력 : 2019-10-21 14:47

자료=IMF의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전망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1년 전인 2018년 10월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2.7%,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을 예상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런 수치들은 매우 낯설다. 성장률과 물가의 설적치가 한은의 전망이 크게 어긋났다는 뜻이다.

현재 외국계들 위주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 2%도 쉽지 않다는 평가들도 많다. 물가상승률은 0%대가 기정사실이 돼 버렸다.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요인과 한국경제의 체질 악화가 겹치면서 우리경제는 더 이상 3% 성장률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은도 뒤늦게 이를 인정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자신의 체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잠재성장률 하락과 연관되는 문제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한국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을 뒤늦게 인정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행은 한국의 잠재성장률 2.8%, 2.9%를 자신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잠재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떨어졌다면서 판단을 낮췄다. 올해 9월 한은 조사국은 2019~202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5~2.6% 수준이라고 낮춰 발표했다.

물론 금융시장 일각에선 이 조차도 과도하다고 본다. 이제 거의 끝나가는 올해 상황과 별도로 내년 성장률 2%대 중반도 어렵다는 게 금융시장의 중론이다.

■ IMF 2% 전망에 맞춰진 올해 한은과 기재부의 성장률 전망치

지난 15일 IMF는 10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0%로 60bp나 대거 내렸다.

한은과 기재부의 수장은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이런 수치를 긍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워싱턴 간담회에서 "거시계량모형(BOK12)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0.2%p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총재는 또 "세계산업연관표(WIOD)를 이용하여 시산한 결과 미·중 추가 관세 인상은 수출 감소를 통해 금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0.2%p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무역경로 및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p정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역시 워싱턴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2% 정도의 성장률 전망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은 IMF와 OECD 전망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 두 기관은 최근 성장률 전망을 2.0%, 2.1%로 제시했다.

올해가 2달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2%, 혹은 2%를 간신히 넘는 정도의 성장이 한국이 받아들 수 있는 성장에 관한 성적표라는 것이다.

이번주 한국은행은 3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하고 다음달엔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지난 7월 전망치인 성장률 2.2%는 더 낮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근 외국계 등을 중심으로 올해 한국성장률 전망치 1%대 후반 예상들도 보였던 가운데 올해 전체적으로 2% 정도의 성장률로 예상치가 모아진 상황이다.

다만 한은과 기재부 모두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제 내년 성장에 관한 수치도 그간 불만족스럽던 3% 마저 크게 밑돈다. 대외 영향이 컸다고 하지만, 한국은 자연스럽게 3% 성장도 힘든 나라가 됐다.

홍 부총리는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 IMF와 OECD의 전망치에 정책의지를 일부 고려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두 기관의 내년 한국성장률 전망치는 2.2%, 2.3%다. 올해보다는 좀 나아진다는 뜻이지만, 수치가 2%대 중반도 되지 않는다. 최근 계속해서 성장률을 하향조정하는 게 일상화된 탓에 내년엔 과연 이 수치가 가능할지 자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 성장 모멘텀 상실한 한국경제...금리정책 기대감 낮춘 외국인

이달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25%로 인하한 뒤 내년엔 기준금리가 1% 정도로 내려갈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금통위 이후 외국인들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채권 매도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매도를 두고 외국인들이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글로벌하게 금리가 올랐다. 이제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쳐다봐야 하는 점 등도 이런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외국인 매도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에도 이런 관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 대로 10월 인하 뒤 외국인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최근 IRS 시장 외인들을 볼 때 전보다는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느낌"이라며 "역외 오퍼가 잠잠하다.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등으로 글로벌 분위기가 돌아서 그런지 원화 금리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여기서 금리가 더 밀리면 향후 금리동결 수준까지 가게 된다. 이제 고민들이 깊어질 것이다. 사야할 레벨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공포 분위기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다. 장기는 몰라도 단기는 저가매수가 들어오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추가적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외국인 선물 매도 속에 국고채 금리는 상당폭 올라왔다. 국고3년 금리는 1.4%까지 상승했으며, 국고5년물 금리는 1.50% 남짓을 기록 중이다. 10년물 금리는 1.6%대 중반까지 뛴 상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일드 커브와 국고채 금리 절대 레벨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다른 전망을 반영하고 있어 흥미롭다"면서 "우선 2015년 이후 기준금리 대비 만기별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현재 국고채 금리 레벨은 상당부분 추가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수익률 곡선 기울기는 금리 동결을 반영하고 있다. 결국 향후 커브와 절대금리 레벨은 추가 금리인하 현실화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외국인 선물 매도는 지속되고 있으며, 개인은 계속해서 선물을 사고 있다.

금통위 이후 형성된 이 구도는 이번주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7천계약, 10년 선물을 2천계약 넘게 팔고 있지만, 개인은 3년 선물을 5천계약 넘게 순매수 중이다. 개인이 얼마나 버틸지 지켜보는 시선도 많다.

외국인은 16일 금통위 이후 3선을 3만7천개, 10선을 1만2천개 넘게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지난 금통위 이후 3선을 2만 7천개, 10선을 7800개 이상 순매수했다. 개인의 10선 매수를 10월 두번째 주(7일 이후)부터 계산하면 1만3천계약을 넘는다.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얼추 살펴봐도 최근 개인이 3선에서 40억원, 10선에서 150억원 이상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성장률 전망 따라 내년 금리인하 예상 조율한 외국계..금리인하 아껴서 사용하고 싶은 한은 총재

지난 주 금통위 금리인하 이후 외국계들의 내년 기준금리 전망을 보면, 인하 횟수에 대한 예상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에 연동돼 있는 듯한 느낌도 난다.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외국계 금융사들의 분석 보고서를 정리한 것을 보면 외국계들은 일단 내년초까지는 금리 동결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달에 금리를 내린 만큼 사실상 연내(11월) 추가 인하는 어렵고 내년 초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국금센터는 "외국계 IB들은 10월 금리인하로 대부분 내년초까지 한은 금리동결을 예상한다"면서 "한은이 당분간 관망, 즉 'WAIT AND SEE'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센터는 외국계 금융사(9곳)의 내년 금리 전망은 동결 3곳, 1회 인하 4곳, 2회 인하 2곳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성장률 수치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이런 다양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9개 금융사 가운데 1/3인 3곳은 내년 한국경제의 성장률 수치를 2.1~2.3%로 제시하면서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가장 많은 4곳은 1회 인하를 전망하면서 성장률을 1.9~2.2%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2% 정도라면 한은이 한 차례 정도 더 내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내년 2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한 곳은 내년 성장률을 1.9% 이하로 봤다.

국내 시장에선 내년 금리인하에 필요한 외국계들의 성장률 전망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보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성장률 2%나 2.3%는 마사지하기 나름 아니냐. 토목공사에 힘 더는 식으로 정부가 수치를 조금은 바꿀 수 있다"면서 "내년 금리 동결을 예상하기 위해선 2%대 중반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5% 이상은 정부의 마사지가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내년 1번 인하는 가능해 보인다"면서 "정부가 현실을 인정하고 가만히 있는다면 1%대 성장률도 가능하지만, 그냥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이주열 총재도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물가와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낮출 상황이지만, 정책여력이나 금융안정 측면 등을 감안할 때 한은도 '아껴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워싱턴에서 저물가를 통화정책으로 컨트롤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정책여력이 중요하고 중앙은행은 침체에 대비한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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