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닫기

2019 대부업 진단 (2) 대부업 옥죌수록 ‘불법 늘어난다’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19-08-26 00:00

최고금리인하 후 사금융 피해 상담 2배↑
“대부밖에 없는데” 대출거부에 서민 속 타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제도권 금융 내 최고 금리의 온상이지만, 불법 사채로 빠지기 전 최후의 보루. 2002년 합법화 이후 현재까지 대부업 현황을 살피고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제도권 금융 내 최고 금리의 온상이지만, 불법 사채로 빠지기 전 최후의 보루. 2002년 합법화 이후 현재까지 대부업 현황을 살피고 전망해본다.

대부업의 법제화 후 대부업자의 등록 및 관리 시스템 등이 마련되면서 이용자와 대부잔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양적으로 성장했을지는 몰라도 기존 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대부를 찾게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저소득 저신용자라는 점을 이용해 고금리를 받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대출광고 형태도 대부분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겨냥해 ‘무담보·무서류·무방문’을 표방하는 노래와 이미지를 사용했다.

대부업체가 법정 최고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올려 받는 건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들까지 대출 영업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높은 손해율을 금리로 상쇄하는 식으로 영업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법정 최고금리의 급격한 인하가 역설적으로 저신용자를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는 2002년 연 66.0%에서 2010년 44.0%로 떨어졌고 지금은 24.0% 수준까지 인하됐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에 따라 정부가 작년 2월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낮췄기 때문이다. 공약대로라면 정부는 앞으로도 최고금리를 추가로 낮춰야(20%) 한다. 지난해 하반기 대부업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1.7%까지 내려왔다.

◇ 늘어나는 대출 거절…저신용자 어디로?

신규 신용대출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대출 거절이 늘어나고 있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올 초 내놓은 ‘대부업·사금융 시장 이용자 및 업계 동향 조사 분석’ 자료를 보면 대부업·사금융 이용 경험있는 설문 대상자 3792명 중 54.9%가 지난해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거절당했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16.0%)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자산 규모 1위인 산와머니도 6개월째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있고 재개 시기는 미정이다. 타 대부업체들도 대출 심사를 이전보다 깐깐하게 하면서 ‘정말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대부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부업체가 대출 상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리스크가 낮은 기대출자거나 기존 금융권에서도 대출이 가능한 중신용 등급(4~7등급)을 갖고있는 사람이 포함된 것이다.

대부업체의 이런 변화는 7~10등급의 저신용자, 특히 신규 신용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대부협회가 상위 75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7∼10등급의 대부업 이용자 수는 지난해 8.3% 줄고, 4∼6등급은 5.8% 늘었다.

금융연구원 이수진 박사는 지난해 3월 발간한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대부시장 저신용자 배제 규모의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될 경우에는 최소 76%(대손비용률 11%, 자기자본비용 1.25% 가정 시)가 대부 대출을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업체 대출이 거절된 저신용자들은 필요한 자금을 부모나 지인들에게 빌리지만 불법 사금융으로 흘러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민금융연구원 대부 신청거절 이후 필요자금 해소 경로 자료를 보면 부모·형제자매·친구의 도움을 받았다는 응답이 43.9%로 나타났지만 불법 사금융을 이용한다는 비율도 14.9%로 나타났다. 아예 차입을 포기하겠다는 대답도 16.1%나 됐다.

정부가 불법 사금융 시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집계한 것 중 가장 최근 자료는 지난해 10월 금융위가 내놓은 ‘2017년 불법 사금융시장 실태 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 대출잔액 규모는 6조8000억원으로 추정되고,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 사금융을 동시에 이용하는 차주는 4만9000명으로 추측된다.

당국의 감독을 받는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이 16조7000억원(78만명 이용) 수준임을 감안할 때 불법 대부시장 규모가 합법 시장의 40%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당국 감시를 받지 않는 불법 사금융은 법정 최고금리를 훨씬 상회하는 금리를 차주에게 물린다. 금융위 조사 당시 불법 사금융 금리는 10~120% 수준이었고 법정최고금리(연 27.9%)를 초과한 경우는 36.6%에 달했다.

최고금리가 낮아질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풍선효과’다. 대부를 누르면 다른 불법사금융 늘어나는 불법 사금융 시장의 팽창이다. 중·저신용자를 가려내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이 어려운 영세 대부업체는 차라리 당국 등록을 포기하고 다른 사업에 나서거나 불법 사채로 돌아선다. 이러다 보니 업계 내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대부잔액이나 중개실적이 있는 개인 대부업자는 2017년 말 4180개에서 지난해 말 4106개로 74개 줄어든 반면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법인업체는 218개에서 247개로 늘었다.

◇ 연 20%대 최고 금리 규제 일본과 한국뿐

그렇다면 해외 대부업체 시장은 어떨까. 대부분 최고금리 규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명목상 이자율이 존재한다. 주요 선진국 중에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정도가 이자율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법정 최고금리를 규제하진 않지만 일부 주는 최고금리를 정해 놓았다. 특히 ‘페이데이론(Payday Loan)’ 서비스 산업이 성장 추세인데, 담보 없이 짧은 기간 돈을 빌려주는 대출이 주 상품이다. 주로 집세나 전기요금 등을 내기 위해 사람들이 높은 이자를 지불하면서 소액의 돈을 빌릴 때 이용한다. 이 상품의 연이율은 100∼1000%에 달한다.

금리 상한이 있는 나라여도 우리나라와 비교해 허용되는 금리 수준이 높은 편이다. 영국은 하루 이자를 0.8%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연 환산으로 288%에 해당된다.

이 나라는 한국의 대부업과 유사한 구조를 갖췄는데, 3개월 미만의 초단기 초고금리 대출인 ‘페이데이론’ 사업자에 한해서만 금리 상한이 적용된다. 프랑스는 최고금리에 연체비용과 위약금, 수수료가 포함돼 있지 않아 실질 최고금리는 29.3%다.

일본은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까지 내려갔다. 2010년 최고금리를 대폭 인하한 뒤 영세 대부업체의 파산이 이어졌고 연 2000% 이상의 금리를 받는 불법 사금융 시장이 확대되는 등 후유증을 겪으면서 ‘실패한 정책’이라는 쓴 목소리도 나온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한국금융포럼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