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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환율 3중고 선제대응으로 넘자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3-01-09 21:28 최종수정 : 2013-01-09 22:10

“변동성축소 정책대응 & 여건악화 미리 대비”
장기 저성장+원고 시대 면역력 다각증강 필요
삼성硏, ‘조건부 금융거래세’ 도입 검토 제안

2005년부터 2007년 상반기 우리 경제 주체들을 당황케 했던 ‘달러 약세·엔 약세·원화 강세’ 외환시장부문 3중고가 재현됐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며 오히려 선제적 대응에 착수해 다각적 노력을 펼칠 때라는 지적이 눈길을 끈다. 주요국 통화당국 및 정책당국이 예정한 노선에 변화가 올 리 없고 아베 총리 새 내각의 정책 방향이 수정될 리 없으며 대내 외화수급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구조화된 여건인 이상 비상한 각오가 요구된다는 권고로 풀이할 만 하다.

◇ 3중고 몰아가는 대외요인 둘과 대내요인 하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8일 낸 ‘최근 외환시장 3대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3중고의 원인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 약화 △아베 효과 △국내 외화유입 확대 등을 꼽았다. <그림 참조> 재정절벽 완화를 둘러싼 미국 의회 협상이 꾸준히 진척되고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택하면서 안전자산선호현상이 깨진 대신 리스크가 높지만 벌이가 커질 수 있는 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변화가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

신흥국 증권투자가 늘면서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늘어나 원화 강세를 부채질 하는 것에 더해 재정취약국을 포함한 유럽에 대한 투자 고조로 이어지면서 달러가 유로화에 대해 약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우리 수출기업 경쟁력에 영향력이 큰 엔/달러 동향은 널리 알려진 그대로 아베 총리가 선거 당시 무제한 양적완화 등의 극한 발언을 한 이후 기세를 잇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아베 내각 정책방향에 더해 일본의 성장세 둔화,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일본경제 펀더멘틀 약화도 엔 약세를 거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원화 강세의 구조적 요인은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이유를 풀어 설명하는 일과 같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다 국가신용등급과 주요 기관 신용등급이 높은 수준에 올라 있는 상태에서 달러 공급이 늘고 있으니 속수무책 상황을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IMF가 대변해 준 원화가 저평가 됐다는 여론 압력, 국내 수출업체들의 수출대금 선매도 등도 원 강세 기조를 거들고 있다는 점도 재 언급됐다.

◇ 3중고 심화 요인-완화 요인 병행속 강도는 약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측했다. 3중고 현상이 비슷했던 2005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의 2년 반 기간과 달리 세계 주요국에서 대규모 양적완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불리한 요소다. 2005~2007 상반기엔 자산가격이 뛰고 물가가 불안해지자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던 반면 현재는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일방적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반면에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되고 일본의 초저금리를 활용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및 한국의 선박건조 수주가 그 때보다 저조하다는 점은 3중고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당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하게 형성됐던 것과 달리 요즘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조금 약해진 상황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 간 금리격차가 줄어든 데다 글로벌 불안요인 때문에라도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 및 해운 수요 침체 때문에 당분간 국내 조선업체가 대규모 선박수주를 따 내기도 쉽지 않다는 점 또한 작용하고 있어 단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로 급락할 가능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들춰내기도 했다.

◇ 3중고 연중 지속 가능성 선제적 다각 대응 밖에

연구소는 이런 상황들을 종합했을 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외환시장 3대 특징은 2013년 중에도 전반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계경제 불확실성 상존 △일본의 금리 상승 리스크 △한국의 외환건전성 강화 가능성 등의 요인을 감안하면 환율 3중고의 강도는 약화할 여지 또한 도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관련 불길한 시그널이 간헐적으로 표출되고 미국 연방정부 예산삭감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일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겠지만 아베 총리가 선거 기간에 선언했던 ‘물가상승률을 2%로 높이는’ 수준까지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물가가 뛰면 일본 국채 금리가 올라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택하기란 쉽지 않다는 현실적 조건이 가로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 또한 외환건전성 조치를 강화하는 정도의 대응은 충분히 펼칠 수 있어 3중고 강도 완화 재료는 넉넉한 편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 수출여건 악화 등 3중고 장기화 견딜 힘 비축은 당연

그렇다고 환율 관련 3중고를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글로벌 경기가 저성장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겐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데 환율 악재까지 장기화 되면 그만큼 우리 실물경제 반등이 늦춰지거나 저성장 기조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겪을 것이 우려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고덕기 선임연구원은 “최근 외환시장 특징이 시장 펀더멘틀 요인보다는 주요국 통화 및 외환정책 측면에 기인하고 있어 국내 외환 당국도 환율 결정을 시장에만 맡겨 두기보다는 정책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ECB에 이어 일본까지 공격적 양적완화에 가세하면서 외국인 자금 국내유입이 늘고 투기적 원화 매수 등이 본격화 되고 있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해 기존 외환건전성 조치를 더욱 강화하거나 국제사회와 손잡고 한시적이나마 ‘조건부 금융거래세’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제도가 아니더라도 우리 정부는 이미 도입해 놓은 외화건전성 규제 가운데 선물환포지션 비율 축소 효과가 미흡할 경우 외화건전성 부담금 요율 인상 등의 추가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소는 살폈다. <표 참조>

수출기업들로서는 점점 두드러지고 있는 원화 강세, 그것도 글로벌 저성장기에 원화강세에 따른 부정적 시너지를 극복할 대응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원화 강세 기조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울여야 할 노력으로는 환리스크 관리 강화만이 이 부문에 관련된 특별한 대응책일 뿐이며 원가절감, 시장다변화, 사업구조 고도화, 브랜드 파워 높이기 등 기업들이 상시적으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와 연동돼 있다. 환율 변수에 대해 경쟁력 상수의 돌파력으로 극복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으라는 경구로 보인다.

                  〈 한국의 외환건전성 규제 현황 〉
                                                            *선물환포지션은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순포지션(매입-매도) 비율을 의미
**삼성경제연구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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