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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지금 ‘금융주치의’가 필요하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7-30 09:04 최종수정 : 2021-07-30 09:16

기업별 맞춤형 진단‧처방 시스템
60년 축적 데이터를 차트로 엮어
윤종원 행장 철학 담아 하반기 출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오른쪽)이 지난달 경상북도 왜관에 위치한 산동금속공업을 방문해 배선봉 대표에게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IBK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오른쪽)이 지난달 경상북도 왜관에 위치한 산동금속공업을 방문해 배선봉 대표에게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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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중소기업은 지금 ‘금융주치의’가 필요하다.

어느덧 ‘코로나19’에 ‘19’라는 숫자가 무색하게 2021년 하반기를 맞는 지금도 바이러스는 멈출 줄 모른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으면 되는데 기업은 지금 아플 새도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내수 위축까지 이어지며 어려움이 쌓여만 간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5~22일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중소기업 경기 전망’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전망 지수는 73.6으로 6월보다 5.3포인트 더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하던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7 포인트 올랐지만, 다시 하락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중소기업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6개월씩 정부가 운영한 저리 대출 원금 및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은 오는 9월이면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 대출 프로그램 재연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한계 기업에는 더 이상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대출 부실 가능성이 너무 커진 데다가 이에 따른 부담이 향후 은행권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당시보다 어쩌면 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극복하려면, 자체적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재난 상황에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누군가의 도움이 시급한 때다.

◇ 데이터 기반의 금융‧비금융 컨설팅

몸이 아플 때 바로 옆 사람에게 도움받지 않고 병원에 가서 의사를 찾는 이유가 뭘까? ‘전문성’과 ‘신뢰성’ 때문이다.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은 은행이 개별 기업의 경영‧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진단한 결과를 건강진단 차트처럼 만들어 중소기업 고객에게 제공하고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업은행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오랜 기간 쌓아온 중소기업 금융 지원 역량을 응집해서 기존과 다른 컨설팅 서비스로 ‘금융주치의’를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우선 객관적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한다. 기업별 재무 구조와 자본력, 네트워크, 조직문화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례를 데이터로 확보해 개별 기업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주치의’에 관해 “한 아이가 탄생해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처럼 한 기업이 어떻게 세상에 잘 나와서 아프지 않게 성장할 수 있을지 돕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듯 조심스럽게 기업을 컨설팅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사례별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 비중이 23.1%로,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또한 시중은행에서 경험하지 못한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 규모의 경제 위기 때마다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렇게 쌓아온 경험과 사례를 이번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에 최대한 녹여내는 게 목표다.

기업은행은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현 상태와 경쟁력을 분석‧진단한다. 의사가 수많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쌓은 전문 역량으로 개별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것과 같다.

진단 뒤에는 구체적으로 핵심 정보를 선별해 기업에게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울러 여신심사 능력을 상향 표준화한다. 이에 따라 심사자 주관을 배제하고 자동으로 규격화한 프로세스 안에서 개별 기업에 관한 진단과 해결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핵심 정보는 ▲기업은행 내부 중소기업 신용분석 자료 ▲여신‧담보 현황 ▲재무제표 ▲부가세 ▲업종별 산업등급 ▲기업 간 거래 관계 ▲전‧후방 산업 등 축적된 전체 데이터 중 선별돼 활용된다. 빅데이터 포털의 ‘기업 연결망’과 국민연금 ‘납부정보’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렇게 마련된 정보를 전행 차원에서 활용한다. 여신‧마케팅은 물론 향후 추진될 마이데이터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IBK 금융주치의’를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고객 동의서를 받고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자동화한 기업진단과 맞춤형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면 은행 홈페이지와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아이원 뱅크’,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 ‘아이원 소상공인’ 등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접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해오던 것처럼 컨설팅 이용료는 따로 받지 않을 계획이다.

◇ ‘금융주치의 프로그램’ 하반기 출시 예정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IBK기업은행장이 최근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기업 컨설팅 서비스를 잘 준비해서 기업별 맞춤형 진단과 처방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당부였다.

윤 행장은 지난달 21일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한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하반기 주요 전략과 우수성과 사례를 공유하는 중 “기업 경영 양극화가 날로 심화하는 현 상황을 고려해 맞춤형 여신(대출) 지원과 금리 인상 등에 취약한 기업군에 관한 ‘신용위험 특별점검’ 등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도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강조했었다. 당시 윤 행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이 금년에도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건실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고,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혁신 컨설팅 등으로 구조 개선을 유도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말한 혁신 컨설팅이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60년간 중소기업 금융 역량을 응집하고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로 경쟁력을 높인 ‘금융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거래기업 건강 상태를 종합 진단하고 기업 상황에 맞는 처방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가올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 작업이 한참 진행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 <‘금융주치의 프로그램 시스템 구축’ 사업 위탁 감리> 라는 사업명으로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렸다. 행정안전부에 정보시스템 감리법인으로 등록된 업체 중 최근 3년간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의 정보시스템 감리 실적이 있고,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해 입찰 참여 가능 업체가 자격 요건이었다. 이미 그보다 한 달 전 여신기획부 안에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단장도 선임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물론 다른 시중은행도 중소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컨설팅과 금융 지원을 하고 있지만, 기업은행의 경우에는 다른 시중은행이 대출해 주지 않는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까지 지원을 하고 있다”며 “특히 앞으로 출시할 ‘금융주치의’ 같은 경우 코로나19 상황 속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의 만남에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중소기업 곁을 지키겠다”고 말한 윤종원 행장.

중소기업 지원 특화 국책은행으로서 ‘혁신 전환 컨설팅’으로 국내 산업 구조 변화를 이끌자는 그의 철학이 얼마나 어디까지 반영돼 ‘금융주치의’ 서비스로 나올지 하반기 기업은행의 행보가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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