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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근15년만에 가장 낮아진 가계부채 증가율..금통위 소수의견 자극할 수 있을까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22 15:30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가계부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현재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1,540.0조원(가계대출 1,451.9조원, 판매신용 88.2조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9%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2004년 4분기의 4.7%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증가율은 2016년 4분기(11.6%) 이후 9분기 연속 둔화된 것이다.

1분기 증가규모 3.3조원은 전분기(+22.8조원) 및 전년동기(17.4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정부의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크게 축소된 것이다.

■ 가계부채 증가 둔화세 두드러져

가계부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은 지난해 DSR 관리지표 도입 등 정부의 대출 옥죄기 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매매거래 위축되자 대출 증가액이 가파르게 축소됐다. 여기에 계절적 요인도 보태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율과 증가규모 축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21.3만호에서 올 1분기 14.5만호로 약 7만호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지난해 4분기 7.2만호에서 지난 1분기 5.3만호로 2만호 줄었다.

지난 2015~2016년은 가계부채가 매년 100조원 이상 늘어나던 급증기였다. 가계부채는 2014년 66조원에서 2015년 118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2016년엔 139조원이나 대폭 늘어나면서 우려를 키웠다.

가계부채는 2017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2017년 108조원으로 증가액이 줄어든 뒤 2018년엔 86조원 수준을 기록해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더니 올해 들어와서는 한단계 더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1분기 증가액 3.3조원은 작년 4분기의 23조원이나 작년 1분기의 17조원에 비해 크게 작은 규모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분기 중 5.2조원 늘어나 작년 4분기의 19조원, 작년 1분기의 17조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판매신용은 1분기중 계절적 요인 등으로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감소 전환(+3.4조원→-1.9조원)됐다.

■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크게 축소..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감소

자료=한은

자료=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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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율이 거의 15년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낸 데엔 정부 정책효과와 기준금리인상, 경기 둔화 영향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예금은행 쪽에선 가계대출 증가액이 크게 축소됐다.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이 포함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선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1036조원 가운데 예금은행이 719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317조원을 차지한다.

은행, 비은행 쪽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이 축소되거나 감소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기타금융중개회사,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받는 가계대출은 작년 4분기 1.3조원 감소에서 올해 1분기 3.1조원 증가로 전환됐다.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을 주도한 쪽은 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대부사업자가 포함된 '기타금융회사'였다. 즉 증권사가 포함된 기타금융회사에서 3.2조원의 가계대출 관련 수치가 잡힌 것이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와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게 특징이다.

■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 금통위 비둘기파들 자극할까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의 논거는 '금융불균형'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4%대로 축소돼 이에 대한 우려는 낮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매년 100조원 이상 가계부채가 늘어났던 기간인 2015~2017년 가계부채 급증기에 비하면 올해 1분기의 증가액 3.3조원은 상당히 작아 보일 수밖에 없다.

2015~2017년 가계부채 급증기와 2017~2018년 서울아파트 급등기를 거치면서 금융뷸균형 해소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으나 지금은 이런 목소리에 힘이 빠질 수 있는 국면이란 평가도 엿보인다.

금통위 내의 비둘기파들이 보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면이란 인식도 강화될 수 있다.

다만 비둘기파가 아닌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 등 다른 금통위원들은 최근까지 가계부채 수준 자체가 높아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금통위 내의 대표적인 매파인 이일형 위원은 올해 3월 강연에서 가계부채 증가속도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금융불균형 수준이 높아 안전지대에 왔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금융불균형 '완화 흐름'에 무게를 두면서 저물가와 경기 둔화에 대응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가는 중이다.

■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되는데..환율급등 국면에서 금융불균형 완화 논리 먹힐까

이런 가운데 오래 전부터 금통위의 비둘기파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온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조만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KDI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0.7%로 제시하면서 '충분히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DI는 '경제여건 변화에 충분히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과 같이 물가상승률이 0%대로 하락하고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에 상응한 정도로 충분히 확장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 '통화당국은 물가안정목표의 의미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언급을 내놓았다.

KDI는 또 '목표보다 낮은 물가상승률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고착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물가안정목표제의 대상이 되는 '물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물가가 한은 목표를 하회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은 수준에 고착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까지도 기준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점을 거론했지만, KDI는 금리 인하를 종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통위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조동철 위원은 KDI 칩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며, 2016년 금통위원이 되기 전에도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 최근 한은의 금리 인상 때에도 반대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1120원 가까운 수준으로 빠르게 급등해 금리 인하가 쉽지 않아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원화가치 하락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인하 목소리가 곁들여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아무튼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주요한 원인으로 거론해 왔던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는 측면은 향후 금리인하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과거 김중수 총재 때부터 KDI 출신이 금통위원으로 많이 왔는데, KDI는 이날 사실상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더욱 낮아졌으니 조동철 위원 같은 비둘기파가 친정의 바람 대로 금리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이 더 커진 듯하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6월에 금리결정회의가 없고 한은이 우려해온 가계부채, 즉 금융불균형 문제는 축소되고 있다"면서 "환율이 급등하긴 했지만 비둘기파들이 한번 공세를 취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환율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이런 기대가 성급하다는 평가들도 있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스왑시장 역외 리시브 등을 보면 이런 소수의견 기대가 많긴 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율이 떨어졌다고 인하 소수의견을 낼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추경도 안한 상황에서 인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지금은 환율 오버슈팅 문제까지 걸려 있다"면서 전원일치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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