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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2016 (하) - 인터뷰] 이승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내년 간편송금·결제 더 큰 경쟁”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6-12-26 00:51 최종수정 : 2016-12-26 06:33

‘망하는 것 두려워도 해야 성공’ 강조
금융·스타트업 협업 중립 운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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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 이승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2016년 한 해 금융업계 키워드로 떠오른 핀테크를 되돌아 본다. 다양한 전자금융 규제 완화부터 은행 간 서비스 경쟁, 어깨동무 해야 할 핀테크 기업의 바람까지 시리즈로 알아본다. <편집자주>

“내년에는 간편 송금과 결제 분야에서 더 큰 경쟁이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 설립 인가를 받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의 이승건닫기이승건기사 모아보기 협회장은 내년 핀테크 산업에 대해 “실제로 금융 소비자가 엄청난 변화라고 느낄만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크라우드펀딩과 개인간(P2P) 대출의 성장, 블록체인 상용화를 위한 협업과 연구도 예상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온라인 투자일임의 허용 같은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또 소액 외환송금도 언급했다.

국내 최초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내놓은 핀테크 기업 대표로 업계와 정부·금융회사 다리 역할로 나선 이승건 협회장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용기 있게 나아가는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 ‘데스밸리’ 건너 입소문 서비스 도약

“9개월 정도를 규제문제 해결에 쏟았던 것 같다.”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기도 한 이승건 협회장은 공인인증서 없이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만 있으면 송금할 수 있는 ‘토스’를 선보인 지 2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던 과거가 있다.

2015년 2월 토스가 재개될 때까지 이승건 협회장은 9개월 동안 발로 뛰며, 초기 창업기업이 연구개발(R&D)에 성공한 후에도 자금 부족으로 사업화에 실패한다는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건널 수 있었다. 토스는 “50만원 한도의 간편 송금서비스로 누적 2조원의 송금액을 달성”했고, “대부분의 사용자 유입이 광고가 아닌 사용자의 입소문에서” 일어났다. 이승건 협회장은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아직 상장사도 아닌, 이제 시작하는 작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파트너십을 맺어야 하는 금융기관들을 설득하는 데 가장 어려움이 많았다”며 “서비스에 대한 필요와 이해를 공유하면서 결과적으로 잘 해결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한다”고 회고했다.

2016년 현재 핀테크 환경은 어떨까. 이승건 협회장은 “좋은 환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비스 구조에 대해서 공인받고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시간도 많이 썼다”며 “지금은 금융당국의 규제나 금융기관과 파트너십 측면에서 새로운 종류의 핀테크 서비스를 론칭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핀테크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모바일 지급결제 스타트업인 ‘포와’가 올해 2월 파산신청을 한 것만 봐도 그렇다. 포와는 비상장 평가액이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공한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이었다.

이와 관련 이승건 협회장은 “해외 사례를 통해 업계는 많은 것을 배우며 실수를 줄여나가는 타산지석으로 삼고 있다”며 “미국 P2P 업체 ‘렌딩클럽’의 부당대출의 경우, 보다 강력한 컴플라이언스(법준수) 필요성을 부각시킨 사건이지 P2P대출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업계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승건 협회장은 “고수익과 고위험을 추구하는 만큼 많은 스타트업들이 망한다”며 “스타트업은 시장에 더 큰 혁신을 갖고 오기 위해 용기있게 전진해야 하며 그런 스타트업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핀테크 협업 ‘미들맨’ 필요.. 보안책임엔 ‘솔선수범’

올해 금융회사들은 서비스가 겹치는 ‘제살깎기’라는 지적 속에서도 핀테크 흐름에 탑승해 스타트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자체 육성센터를 통해 입주공간을 내주고 다양한 멘토링도 제공했다. 핀테크 기업들의 평가는 어떨까. 물리적으론 가까워졌지만 한계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승건 협회장은 “특정 은행의 핀테크랩(lab)에 소속되다 보니, 되도록이면 모든 은행과 협업하고자 하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선뜻 입주하거나 멘토링 관계를 맺기에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해외송금을 하고자 하는 업체면 모든 은행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는 게 전략적인 차원에서 가장 좋은 방법인데 특정 은행의 핀테크랩에 입주하면 아무래도 제한이 있다는 것.

이승건 협회장은 “금융사들을 대신하여 중립적인 위치에서(middle man) 핀테크 랩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당행의 핀테크랩에 소속된, 한정된 그룹의 핀테크 스타트업들과만 협업을 꾀하는 게 아니라 우수한 스타트업과 관계를 형성하는 풀(pool)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과 금융사고에 대해선 핀테크 업계는 오히려 전향적인 입장이다. 핀테크라는 이름으로 반드시 필요한 수준의 보안을 경시할 순 없다는 것. 이승건 협회장은 “계좌조회를 하는 것과 계좌이체를 하는 것, 그리고 계좌이체도 몇 만원이나 몇 십만원하는 것과 몇 백만원 하는 것 사이엔 분명한 보안위협 차이가 있다”며 “각각 서비스 수준에 맞는 보안을 갖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보안 사고에 대해 “핀테크 기업이 책임지는 구조로 책임 소재가 가려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언급됐다. 이승건 협회장은 “만약 보안 사고로 인한 보상이나 피해가 충분히 크다면 핀테크 기업은 실질적인 보안을 통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를 일으킨 핀테크 기업에 더 큰 책임을 묻고 제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핀테크 업체들도 책임을 적극적으로 지고 싶어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신규 사업을 진행할 때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부담을 줄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함께 하는 게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핀테크 육성 당국 역할 “아직도 절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0월 발표한 한국리서치·한국금융연구원 주관 핀테크 육성 성과점검 심층인터뷰(FGI) 조사 결과에 따르면, 5개 핀테크 기업 대표들은 “핀테크에 대한 일반국민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진출 관련, 한 핀테크 기업 대표는 “해외 수출을 하려면 국내에 레퍼런스(참조)가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 아직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게 바로 메아리가 되어서 오더라”고 했다. 금융당국의 지원 방식에 대한 보완도 요구했다. 다른 핀테크 기업 대표는 “진행이 될 지라도 지금 당장 성과를 내야 되고 수익을 내야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이 많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핀테크 기업 대표도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 생체인식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 기반”이라며 “연구개발(R&D) 지원이 하드웨어 중심이라 소프트웨어 기업은 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핀테크 육성 협의회’에서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포함 핀테크 업계는 빅데이터 공유 대상 확대 등 핀테크 관련 규제 전향적 완화,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 등 업계 요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승건 협회장은 “금융당국의 규제 개혁 관련 지원은 아직도 상당히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핀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기관 포함 모든 사업자를 위해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건 협회장은 “현재 계약 체결, 인증 등 많은 분야에서 아직도 고객과 직접 대면한 상태를 가정하고 서면이나 음성 녹취 등 방법으로 한정된 규제가 많다”며 “오프라인 기반의 규제 부분이 모두 온라인화 될 수 있어야 글로벌 기준에 맞는 핀테크 서비스가 국내에서 등장할 수 있고, 그런 후에 비로소 글로벌 진출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승건 협회장은 “포지티브 규제 환경을 ‘할 수 없는’ 업무만 정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거나, 아니면 현 규제 환경에서도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가 보다 쉽고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할 것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업계 창구로 반년 가량을 보낸 이승건 협회장은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 있다”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수많은 핀테크 서비스들이 오롯이 금융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혁신을 제공하는 것만 집중할 것”이라며 “규제나 투자, 그리고 금융기관과의 협업의 문제에서 아무런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도록 더욱 부단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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