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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안동현 원장] “증권사 차별화 통해 수익성 개선해야”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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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9-19 01:40 최종수정 : 2016-09-19 08:14

상품 제조능력·다양한 모험자본 활성화
파생투자 등급 매겨 고객에게 위험 인지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증권사와 운용사 모두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자율성에 기반을 둔 차별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질문에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이같이 답변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감소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수익성 악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더 근본적인 사유가 있다. 우선 증권사들이 너무 많은데서 오는 과다 경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동현 원장은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해 좀비 증권사들이 양성됐다”면서 “금융당국은 자본 규제를 실시하며 경쟁을 유도 하고 있다”며 마켓 세그멘테이션(세분화)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초대형 증권사로 대변되는 대형IB 방안은 어찌 보면 슬픈 일이라며 자본시장 내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금융당국이 인위적인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는 은행 수준의 강력한 건전성 규제를 할 필요가 적다. 증권사가 망했을 경우 심각한 시스템리스크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규제 정립을 이루지 못해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상황까지 갔다는 것이 안동현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은행 상품들에 비해 증권사는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는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규제를 풀고, 제조능력이나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동시에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기 때문에 판매 부분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자기 고유의 영역을 찾아가야 하며 당장 차별화가 쉽진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인위적인 시장 분할에 대해선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 은행과 경쟁이 아닌 본연의 업무 집중해야

증권사의 업무는 은행과 겹칠 수 있다. 규제 개혁 속도가 빠르다 보니 업계가 따라가기 힘든 면이 존재한다. 이는 은행의 수신업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차후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어음 발행이 가능해진다. 이는 리스크테이킹(위험 감수)을 하라는 것으로 일반적인 여·수신 관점에서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견해다. 모험자본 육성에 수신업무를 접목하는 형태로 은행과 경쟁을 시도하는 시스템이라면 강한 건정성 규제를 야기할 수 있어 증권사 본연의 정신과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탈 관련 여신을 집중한다든지 기업금융 업무에서 편의성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항상 금융업이 규제사업을 탈피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선 업계 스스로가 규율을 정립해야 하며, 이는 시장 자체적인 고민을 통한 자연스런 방안 도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권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로 증권사 입장에선 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업권간의 경쟁과 업권 내의 경쟁은 따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업은행의 기능은 유동성을 단기에서 만기로 변환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자본시장은 위험을 트랜스포메이션해주는 기능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증권사와 은행 간의 땅따먹기 싸움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규제를 완화하면 그로 인해 손해와 이익은 상충될 수 있다.

안동현 원장은 “복합점포 같은 판매 쪽 시너지를 가져가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며 “증권 쪽 PB가 실력이 뛰어나다고 예금상품 고객에게 증권 상품을 권유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선 은행 쪽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제조한 상품은 증권사나 은행 판매채널을 이용하게 되기에 영업부분이 은행 쪽에 집중돼있는 면은 과점 체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펀드 운용수수료가 판매수수료 보다 낮은 구조다 보니 무리하게 환매를 권유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운용수수료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부분이 자본시장 상품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최근 은행지주사들의 정책과도 연관이 있는 부분으로 은행이 증권사보다 많이 비대한 점은 장기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 금융상품 완전판매로 소비자 보호해야

소비자 보호 문제는 자본시장 내 중요한 화두다. 파생상품 중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판매 시 정확한 설명이 들어가야 한다. 주식을 구매하러 왔을 경우에도 ELS는 적절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 안동현 원장은 “너무 복잡한 파생상품을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익을 높이기 위해선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는데 하방 리스크는 큰데 비해 상방 수익은 제한돼 있어 ELS는 비대칭형 상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소비자들도 ELS를 가산금리 개념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키코나 코코본드도 이와 비슷한 비대칭 상품으로 위험도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그는 “상품이 복잡한 구조로 돼있다 보니 증권사 입장에서도 제대로 된 헤지를 하기 힘든 면이 있다”면서 “어려운 구조화 상품일수록 현실화된 가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프라이싱은 힘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4.5%를 실현하기 위해 원금이 30% 깨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야 하며 어려운 프라이싱은 가산금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주식워런트증권(ELW)은 파생상품이 아닌 유가증권으로 분류돼 있다. ELW의 경우 매수만 가능하지 매도는 불가능하다. 이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매도 포지션이 없었다는 게 안동현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파생상품 헤지는 외국계 IB가 많이 해왔다”면서 “최근에는 국내 증권사들이 하는 추세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헤지를 할 경우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지난해 홍콩H지수의 폭락으로 인해 금융당국은 ELS 발행량을 규제하고 있다. 이는 증권사들에게 신규 발행액이 감소해 상환 물량이 줄어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 그는 파생상품이 대체적으로 그렇지만 증권사 CEO들이 이 상품을 자세히 모른다며, 판매 수수료는 이익으로 잡힐 수 있고 금융당국의 규제 의지가 정책에 반영되면 헤지 에러에 대한 손실은 더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에는 위험등급이 존재해야 한다며 투자정보를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등급을 투명하게 공개해 손실 날 확률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금융업계 고객 신뢰 회복 위해 노력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선 기관투자자들이 다양화되고 많아져 바이사이드가 커져야 한다. 이래야 셀 사이드도 함께 확장된다. 현재 증권사·운용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도 국민연금 같은 대형 플레이어가 수수료를 낮춰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운용사들이 법인영업으로 수익을 못 내고 있다”면서 “자산운용사 액티브 펀드에 20bp의 수수료는 너무 적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등이 합당한 법인영업 수수료를 제시할 필요가 있고, 전체적으로 수익 구조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과점 체제를 개선하고, 감사원도 공기관 평가 시 좀 더 시장발전을 위한 면을 고려하는 쪽으로 나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계 최대 이슈인 미국의 하반기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인상 속도가 중요하다며 예상보다 빠르다면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외환시장, 그 이후에는 단기채권은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중장기채권은 여유가 있을 것으로 봤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리고는 있지만 리스크 관리는 철저하게 해야 되며 위험할 경우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한 국내 금리인상을 가져가게 될 경우 가계부채 관련해선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안동현 원장은 자본시장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율성을 훼손하기 보다는 업계 스스로 노력해야 하며, 이에 걸 맞는 서비스 대가가 제대로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 학 력 〉

- 1982~1988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 학사

- 1988~1990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 재무론 석사

- 1991~1996 美 뉴욕대학교 경영학 박사

〈 경 력 〉

- 2000~2001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 2002~2004 美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경영대학 부교수

- 2007~2008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2008~2009 스코틀랜드왕립은행 퀀트전략본부장

- 2009~2016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2016. 4~현재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정책자문 활동 (2016년 4월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장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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