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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신성환 원장] “구조조정 강력한 컨트롤 타워 필요”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5-23 00:18 최종수정 : 2016-05-23 08:21

정치권 동참한 협의체 구성해
한국판 양적완화는 잘못된 용어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지금은 실물경제의 위기, 구조조정의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해운·조선업에서 촉발된 최근 구조조정사태와 관련해 이와 같은 진단을 내렸다. 시간이 지체되면 위기가 심화되기에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신 원장은 구조조정 이슈, 국책은행에 대한 한국은행 지원 논란, 핀테크 산업 등 다양한 금융 이슈에 대해 명확히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사안 전반을 꿰뚫는 날카로운 식견과 핵심만 짚어내는 화법은 금융 산업 전반에 방향을 제시하는 금융연구원의 수장임을 제대로 보여줬다.

◇ 정치권 동참한 협의체 구성 필요

신 원장은 조선·해운업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는 예전 구조조정 방식으론 해결할 수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재무적인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았으나 현재는 산업 구조 자체의 문제라는 인식이었다. 단순히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방식에 머물 것이 아니라 산업재편을 통한 정상화라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환위기는 금융이슈가 주요 사항이었습니다. 대차대조표에서 부채와 자본에 관한 문제였지만 현재는 실물 경제의 위기입니다. 그만큼 더 어렵고 소란이 많이 생길텐데, 해결하는 과정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컨트롤 타워를 금융위가 하든 정부 협의체를 구성하든, 권한과 책임을 줘서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하는 과정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신 원장은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고용문제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뇌관에다 다양한 자본 조달 방식으로 채권단 구성이 다양해진 것도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들이라 지적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려있지만 시간이 많지 않기에 시장 자체에만 맡기기에는 불안하다는 입장이었다. 정치권도 동참해 협의체 구상에 들어가 손실을 털어내고 사업 정상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한국판 양적완화는 잘못 사용된 용어

구조조정에 있어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법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은행 발권력을 통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정공법은 정부가 재원을 가지고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시급성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했으면 하는 것이 정부의 요청이다.

하지만 원가(原價) 개념이 없는 자금이 시장에 풀릴 경우 시장에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돈이 풀려야지 특정 기업을 돕는 형식으로 사용된다면 도덕적 해이는 물론이고 잘못된 선례로 오히려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 지적했다. 신 원장은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자본확충 펀드 형식으로 지원하고 정해진 기한 내 회수하는 정도만 실행하더라도 한국은행의 역할은 충분합니다”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그렇기에 신 원장은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 한국판 양적완화란 잘못 사용된 용어라고 말을 꺼내는 모습에서 학자적 엄격함마저 보였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국판 양적완화는 규모가 작고 제안된 사업영역 내에서 한국은행이 약간 도움을 주는 정도라 이를 양적완화라 칭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 미래금융 키워드 5가지

한국금융연구원은 핀테크 분석을 담당하는 ‘미래금융연구센터’를 지난 3월 신설했다. 신 원장에게 최근 금융계의 주요 이슈인 핀테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했다. 그는 핀테크를 포함한 미래금융에 대한 키워드를 △모바일 △플랫폼 △알고리즘 △기능적 분업화 △사이버 시큐리티 5가지로 분류했다.

모바일은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플랫폼의 경우 새로운 경제구조의 키워드로 해외에서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회사들의 성장세가 무서움을 지적했다.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을 통해 소비자에게 최적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음을 말하고 기능적 분업화는 세분화된 영역에서 전문 인력의 중요성을 말했다. 마지막 사이버 시큐리티는 보안 문제로 금융산업에서 신뢰성에 대해 언급했다.

◇ 민간주도가 기본, 당국은 유연한 제도로 포용

그러면서 신 원장은 모든 변화는 민간주도로 가야함을 주장하면서 정책당국은 이런 변화를 유연하게 포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책당국은 민간의 변화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지켜나가야 함이 큰 숙제임을 주지시켰다.

핀테크 영역에서 유망한 분야에 대해 물어보니 신 원장은 블록체인이 가장 임팩트가 클 것이라 예측했다.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며 거래소 역할도 상당부분 대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 외에도 알고리즘을 꼽았는데 현재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렵게 진화한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친화적으로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이 알고리즘이 될 것이라 말했다. 금융회사의 이익과 소비자의 이익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는 알고리즘을 통해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 성과연봉제는 CEO가 풀어야 할 문제

금융개혁 중 성과연봉제에 관해선 신선한 시각을 보여줬다.

“금융권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여부는 정책당국도, 언론도 아닌 주주가 판단할 문제다. 성과주의 도입에 관해서 정책당국이 제기하기 전에 이사회나 CEO가 먼저 꺼내야 하는 이슈다. 결국 이 문제는 금융회사 CEO가 해결해야 하는데 주주에게 예전만큼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연봉이 높다고 지적할 수 있지만 정상적인 프로세스라면 정책당국이 먼저 이슈를 제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해 현재 성과주의 둘러싼 논쟁에 관해선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금융개혁 전반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보여줬다. 금융개혁이란 결국 수요자 관점에서 봐야하는 점을 지적하며, 개인이든 기업이든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하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가 애매하면 중간에 좌초가능성이 있는데 현재 진행되는 금융개혁은 목표가 명확하다는 평을 내렸다.

◇ 취임 1년, 금융산업 반등 모멘텀 찾고 싶다

신성환 금융원장은 작년 3월 취임해 이제 1년이 약간 지난 시점이다. 지난 1년 간 금융연구원의 역할에 대해 신 원장은, 금융정책당국과 많은 일을 하면서 당국이 필요로 하는 연구·지원을 잘 해왔음을 밝히며 금융 산업 전반에 관한 방향 제시 등에 대해 노력하는 중이라 자평했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우리나라 금융 산업이 반등 모멘텀을 못 찾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금융연구원이 향후 2,3년 후에 금융 산업, 시장이 필요로 하는 주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연구해서 그 때 필요로 하는 사항을 준비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신 원장은 금융 시장에서 다음 이슈로 떠오를 만한 것으로 민간 부채를 언급했다.

“과거 문제가 되었던 부채는 외화 부채였는데 최근에는 과거의 경험을 교훈삼아 외채 문제를 잘 관리했다고 보입니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확률적으로는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가계부채를 포함한 민간의 부채문제가 방아쇠가 되어 디플레이션이 발생,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신호가 온다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낮습니다”라고 큰 틀에서 주의하자는 맥락으로 말을 마무리했다.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구조조정, 금융개혁 등 수 많은 문제가 산적해있다. 하지만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을 필두로 경제 맥락을 시의 적절하게 짚어내며 각 사항에 대해 명쾌하게 분석하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존재는 험난한 파도를 헤쳐 가야하는 대한민국호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임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 학 력 〉



- 1985.2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 1993.7 MIT Sloan 대학원 재무관리 박사



〈 경 력 〉

- 1995.3 ~ 2015.3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1998.8 ~ 2001.3 휴직) 교수

- 1993.8 ~ 1995.1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 1998.8 ~ 2001.3 세계은행그룹 (World Bank Group) 재무정책실 선임재무역 (Senior Financial Officer/Derivatives)

- 2001.4 ~ 2015.2 한국채권연구원 자문교수

- 2015. ~ 현재 MIT Center for Finance and Policy Advisory Board

- 2015.3 ~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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