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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기업구조조정 제대로 될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5-11-02 00:58

연체 대기업 늘고 신용팽창 임계치 등 이상징후
“정부 구조조정정책 방향은 불투명 내용 불충분”

영업과 매출 부진 때문에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들을 오로지 퇴출로만 몰고 가던 기업구조조정 정책방향이 생산적 기업구조조정으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정책방향이 불투명하고 내용 또한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적 시각해소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두고 ‘선제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미 부실징후는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기업이 한계상황에 직면한 원인별로 처방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이 금융계와 기업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 연체율 ‘대기업 > 중소기업’ 빨간불?

기업 신용위험은 이미 오래 전부터 노출돼 왔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나 민간 연구기관 분석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 이전부터 나왔던 것이다. 물론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감당하는지 못하는지 따져보는 것은 미래 신용상태를 보는 잣대 중 하나여서 그동안은 방심이 허용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급변해 있음을 공식 통계로도 노출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대출채권 연체율을 보면 지난 8월부터 대기업 연체율이 중소기업 연체율을 앞지르는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이나 상반기까지 대기업 연체율은 중소기업 연체율보다 0.2%포인트 정도 낮았다. 8월엔 대기업이 1.04%로 0.99%에 그친 중소기업보다 높아졌고 9월엔 대기업 1.00%가 중소기업 0.82%보다 높은 상황으로 역전된 현상이 오히려 심화됐다. 더 큰 문제는 은행들이 올 들어 대기업 대출을 2조 2000억원이나 줄인 상태에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7%에서 9월말 1.00%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 신용팽창 너무 가파른 中企도 염려

대기업 일부가 대출 원리금을 제때 못 갚아 연체하는 비율이 늘었다면 중소기업들은 급격한 대출 증가가 가계부채와 더불어 사회적인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은 올해 들어 무려 47조 4000억원이나 늘었다.

대기업 연체율에 역전 당했다는 소식도 마냥 반가워할 상황도 아니다. 지난 5월 말 1.11%까지 올라갔던 연체율이 반기 실적 관리를 위해 줄었다가도 지난 8월 0.99%까지 올랐던 바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기업금융 조기경보 리포트(’15.3분기)’를 통해 “중기금융지수 상으로 기업대출시장 신용공급 팽창이 지속되면서 임계치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내수와 수출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 기업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대출을 비롯한 신용공급만 늘리면서 잠재적 부실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 근본 병증 살피지 않는 숫자놀음 안돼

물론 은행권에선 올 연말 여신건전성 지표는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정부와 감독당국이 연말 건전성 수준 지도를 강화하게 된다면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을 인위적으로 낮출 수 있고 그럴만한 여력이 아직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계기업의 자구노력을 핵심뼈대로 하는 여신관리를 강화 차원의 구조조정 압박만 가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잔잔히 깔리고 있다. 익명을 청한 한 대형은행 간부는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돈 안되는 사업에서 손을 떼고 주력 분야에 집중하게 권고한다든지 새롭게 이익을 뽑아낼 분야로 사업구조조정한다든지 하는 고도의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채권단의 채권회수 극대화로 치달을 가능성이 굉장히 농후하다”며 정책기조 전환 필요성을 지적했다.

반면에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다시 언급한 기업구조조정 3대 원칙으로 △엄정한 기업신용평가 △기업 자구노력을 전제한 경영정상화 △신속한 구조조정 등을 내세웠다. 이같은 구조조정정책 뼈대와는 달리 기업과 금융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활성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요청의 밑바닥 여론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 주목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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