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LB인베스트먼트 박기호 VC부문 대표] “중국을 질주하는 벤처캐피탈”

원충희

webmaster@

기사입력 : 2015-06-10 22:38 최종수정 : 2015-06-12 12:19

투자기업 3건 M&A 성공…4배 수익 거둬
中 플랫폼-韓 컨텐츠로 융합 시너지 기대

작년에 중국에서 거래된 기업 M&A(인수합병) 건수가 2000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액수로는 대략 110억 달러, 국내에서 한건만 터져도 ‘잭팟’이라 할 만한 거래가 중국에서는 일상다반사인 셈이다.

인터넷시장 성장률만 해도 10%대 중반,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시장은 못해도 8조원대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니 먹을거리가 무궁무진한 곳이다. 이렇게 마켓사이즈가 큰데다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시장을 국내 벤처캐피탈이 눈독을 안들일 리가 없다. 3대 메이저로 꼽히는 LB인베스트먼트도 마찬가지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는 수년째 중국을 제집 드나들듯이 오가고 있다. 2007년 중국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LB인베스트먼트의 VC 운용규모(5600억원) 가운데 중국투자 비중은 25%까지 늘었다. 이미 투자에 성공해 회수성과가 난 곳도 있는데 지난 3월 M&A를 통해 4배의 수익을 거둔 식스룸즈(6Rooms)를 비롯해 피피스트림, 유유춘 등이 유명 사례다. 식스룸즈는 지난 2012년 투자해 최근 중국 차스닥(ChiNext) 상장기업인 송성연예와 4억 달러 수준으로 합병됐다.

요즘은 유자마이카(Youjia Pearlescent Mica)라는 인공운모 제조업체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3000억~4000억원 정도, 매출액이 500억원대에 순이익이 200억원 날 정도로 이익률이 높은 회사다. 국내 벤처캐피탈 가운데 중국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LB인베스트먼트도 중국업체를 한국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것은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다.

박 대표는 “중국에 투자했던 4건 중 3건은 M&A(인수합병)를 통해 회수했고 나머지 한건도 IPO(기업공개)가 진행 중이다”며 “팔린 3건 중 2건은 바이두가, 1건은 상장사가 매입했는데 규모만 각각 4300억원, 2000억원, 41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 VC투자·회수, 한국보다 더 수월해

박기호 대표가 말하는 중국시장은 흔히 사회주의 국가라는 인식과 달리 한국보다 투자여건이 좋은 편이다. 일단 시장크기는 물론 규정에서도 한국보다 이점이 많다. 규제형태도 국내처럼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가령 중국에서 투자하는 핀테크회사가 있는데 P2P형태의 펀딩(자금모집)업체다. 검증된 금융사(운용사)가 상품을 만들면 자금모집을 대행하고 이 거래구조를 보험사가 보장하는 비즈니스다. 중국에서는 관련 규제가 없어서 이런 사업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 유사수신 문제로 걸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핀테크를 예로 든다면 중국은 제도이전에 서비스가 도입되나 한국은 제도가 선행하고 맞는 서비스가 나오는 구조”라며 “대신 컨텐츠 규제는 좀 강한데 반정부적이거나 사회시스템이 반하는 컨텐츠만 아니면 사업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중국시장을 호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원활한 회수(엑시트)방식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늘 고민하는 게 바로 회수시장이 마땅치 않은 점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중국에 투자해 회수한 기업 4군데 중 3곳은 M&A를 활용했지만 한국에서는 이 방식이 여의치가 않다.

그는 “국내는 인수합병 풍토가 잘 안 돼 있어 주로 IPO 방식으로 회수하고 있다”며 “중국은 M&A만 1년에 2000건에 육박할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어 회수방식 선택권이 폭 넓은 편”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은 또 다른 혁명

중국도 투자의 메인스트림은 한국, 미국과 비슷하게 가고 있는데 제조업 쪽은 공급과잉이 진행 중이며 스마트와 모바일, 바이오 등이 신규투자의 대세로 떠올랐다. 오히려 벤처 및 신성장투자 측면에서는 한국의 10배 이상을 웃돌고 있다. 박 대표는 “이 중에서 인터넷, 모바일 분야가 급성장하는 추세”라며 “중국은 후발주자다보니 단계적으로 갈 필요 없이 과감하게 점프업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면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해 회수에 성공한 중국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인터넷 서비스업체다. 식스룸즈는 중국 최대의 동영상 SNS사이트이자 실시간 인터넷방송국이며 피피스트림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유유춘은 모바일 소프트웨어기업이다.

이는 중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스마트폰 탄생이후 모바일 서비스 분야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벤처캐피탈의 주요 자양분이 됐다. 박기호 대표는 이를 ‘혁명’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혁명이라 할 수 있는 현상을 2개 꼽고 있는데 하나는 인터넷, 두 번째 스마트폰”이라며 “손안에 PC가 막강한 브로드밴드와 연결된 것으로 이는 비즈니스모델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말대로 현재 산업의 주도권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고 있다. 방송은 TV에서 스마트폰으로, 상거래와 게임도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추세다. 모바일 커머스는 이미 1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급결제에서는 모바일카드가 탄생했다. 당연히 중국도 이 트렌드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중국기업은 대다수가 이런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에 기반한 업체들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중국이 한국의 경쟁력을 급격히 추월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래픽 등은 한국이 낫지만 게임전체를 기획해내고 중국시장에 맞는 게임시나리오와 비즈니스모델 만드는 것은 중국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박 대표는 “한국게임이 중국시장에서 상위랭크에 못 들어가는 반면 중국게임이 한국에 오면 상위랭크를 오가고 있다”며 “체계적인 기획력과 자본의 집중으로 좋은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있어 세계시장에서의 중국게임의 경쟁력이 더욱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 헬스케어-모바일 융합 ‘시장성’ 좋아

중국은 컨텐츠를 독창적으로 만들기보단 한국, 미국에서 가져와서 유용하는 사업이 일반적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런 구조를 감안해 중국에서는 컨텐츠 플랫폼 위주의 투자를 실시하는 한편 한국에서는 컨텐츠 제작업체에 투자하면서 밸런스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중국기업들을 보면 전자상거래 사이트 ‘뉘푸(Niupu)’, 뮤직비디오 공유사이트 ‘인위에타이(Yinyuetai)’, 인터넷방송국 식스룸즈(6Rooms) 등 주로 인터넷 플랫폼업체 위주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VFX(영화용 컴퓨터그래픽) 제작업체 ‘덱스터’와 모바일게임사인 ‘4시33분’, 스트리밍 라디오 앱 ‘비트패킹’, 부동산 검색앱 ‘직방’ 등 컨텐츠 제작능력이나 이와 교류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덱스터는 이미 중국영화 ‘적인걸2’ 등의 3D CG에 주요기술을 담당했으며 4시33분 역시 중국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투자 끝에 중국성과가 부각되는 와중에도 박기호 대표는 또 다른 분야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요즘 관심 갖는 업종은 바이오와 헬스케어, 바이오는 까다로운 규정이 난관이지만 헬스케어는 모바일과 융합되면 시장성이 좋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바일 다이어트 코칭업체 ‘눔’이다. 이 업체는 미국에서 1615만 달러(약 179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동부 최대 벤처캐피탈인 RRE벤처스, 퀄컴벤처스 등도 참여했다.

그는 “모바일을 통해 다이어트 코칭을 받는 눔처럼 모바일과 헬스케어가 융합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형성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폰, 시계, 고글 글래스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남에 따라 여기에 융합할 수 있는 모든 게 곧 투자꺼리”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적인 고령화현상은 바이오·제약과 헬스케어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대사성질환, 항암, 유전공학, 줄기세포 등 현대인들의 건강과 의료기술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 LB인베스트먼트 박기호 VC부문 대표 프로필 〉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