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지수선물 3월물의 호가에 쌓인 물량은 14시 5분부터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다. 당시 매수호가는 268.20p. 이 가격대에 약 11만계약의 주문이 쌓였으며 이 가운데 2만5225계약은 실제 주문이 체결됐다. 보통 지수선물시장의 일평균거래량은 많아야 대략 15~20만계약. 한 호가에 하루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이 쌓이며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DMA(Direct Market Access: 직접주문전용선)를 경유한 알고리즘 매매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주문실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주요 주문 증권사는 KB투자증권으로 고객인 홍콩계 운용사가 DMA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로직오류가 발생, 대량주문이 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KB투자증권이 대량주문에 대한 현금증거금 3100억원을 대납하며 마진콜에 따른 반대매매물량출현의 우려가 사라졌다. 이 물량은 장중에 분할매매로 청산되며 시장을 짖누르는 물량부담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선물주문오류물량 2만5000계약으로 전일 미결제약정은 1만 7000계약의 감소를 기록해 ‘주문사고’ 이벤트는 거의 정리됐다”며 “일종의 해프닝이었던 만큼 시장의 추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심상범 AI팀장은 “주문오류관련 대규모물량이 성공적으로 청산되며 시장불확실성은 해소됐다”며 “하지만 프로그램매수잔고가 잔뜩 쌓여 베이시스가 1아래로 떨어질 경우 대규모물량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