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국가신용등급 상승 첫 수혜
산업은행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의 첫 수혜를 누렸다. 산업은행은 지난 8월 27일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호재를 발판으로 삼아 2003년 이후 첫 10년물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10년 만기 글로벌본드 7억 5000만달러를 발행했다. 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에 1.55%포인트 더해 결정됐다.
이는 AA등급 기관의 10년물 가산금리 수준(T+1.60%포인트) 대비 0.05%포인트 절감된 수준이다. 여기에 쿠폰금리는 지난 2월에 발행한 5년물 금리보다 0.5%포인트나 낮아졌다.
산업은행에 이어 정책금융공사도 지난 18일 리오픈 방식으로 5년 만기 글로벌본드 3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는 미국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1.23%포인트 더한 1.94%로, 한국기관 외화채권 발행 사상 최저금리 수준으로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여기다 리오픈 가산금리는 지난 8월 초 발행한 기발행채권(가산금리 1.80%포인트) 대비 무려 0.57%포인트 낮아졌다.
◇ 농협은행,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외화채권 발행 성공
시중은행 중에서는 농협은행이 처음으로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11일 미국에서 5억달러 규모의 외화농업금융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발행금리는 미국 5년 물 국채수익률에 1.65%포인트 가산된 2.302%로 결정됐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힘입어 발행금액의 6배에 달하는 31억달러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채권발행은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됨에 따라 한국계 발행물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개선된 투자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은행도 지난 21일 3년 만기 3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발행금리는 2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에 1.55%포인트가 가산된 수준에서 결정됐다.
◇ 신한은행, 금융위기 이후 ‘처음’ 캥거루본드 발행
신한은행 역시 26일 만기 3년짜리 캥거루본드 2억 5000만달러(미화 약 2억 6000만달러 상당) 공모 발행에 성공했다. 여기다 신한은행의 이번 채권발행은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 중 첫 발행이다.
발행금리는 호주의 단기금리 지표인 BBSW에 가산금리 1.60%포인트 더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신한은행은 당초 발행목표액인 2억달러를 초과한 2억 5000만달러 발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발행가격도 최초 제시가격보다 0.01%포인트 낮은 BBSW+1.60%포인트에 결정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3대 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등급 상승 후 한국물의 발행금리가 낮아진데다가 투자자 주문도 예상보다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달지역 다변화는 물론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아직 외화채권 발행 계획은 없지만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힘입어 조달금리가 낮아진 만큼 글로벌 채권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승에 힘입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 물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좋다”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