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농협은행 가계대출 가장 적극적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6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 중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가장 가계대출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61조 8310억원이었던 가계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 3월 말 62조 4329억원, 4월 말 62조 4680억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실제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은 40조 747억원에서 올 3월 말 45조 516억원, 4월 말 45조 124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주택담보 외 대출은 지난해 말 17조 7563억원에서 3759억원 감소한 17조 3804억원(3월 말)을, 4월 말에는 17조 3434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이 계절적 요인으로 늘어나는 등 지난해 말 60조 2182억원이었던 가계대출이 60조 3758억원(3월 말), 60조 6670억원(4월 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29조 2531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은 4월 말 29조 9059억원으로 6528억원 증가했다.
반면 다른 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의 경우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50조 9319억원)에 비해 1545억원 줄었고, 신한은행도 같은기간 62조 7652억원으로 4624억원 감소했다. 다른 은행과는 달리 가계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증가 폭이 그리 크지 않아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거래 고객들의 자금수요가 일시적으로 여의치 않아 자연스럽게 대출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잔액이 소폭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아 농협이 가계대출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 국민은행, 고객 방어차원 가계대출 전략
시중은행에서 가장 가계대출 규모가 큰 국민은행이 우리은행과 농협의 적극적인 가계대출 확대에 방어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사철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4월을 시작으로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101조 5764억원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크다. 규모가 크다보니 감소폭 또한 크다. 4월 말 101조 5764억원이었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102조 7276억원)에 비해 1조 1512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또한 7862억원 줄어 4월 말 75조 636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3월 말 대비 4월 말 가계대출은 증가했다. 이사철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4월에 늘어나는 점을 이용해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들의 적극적인 가계대출 확대에 반격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 3월 말 75조 4998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은 이사수요 등으로 인해 4월 말 75조 6361억원으로 늘어 전체가계대출 101조 5764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서울지역 한 점포장은 “다른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대 등으로 국민은행 고객을 뺏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고객 방어차원에서 움직여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 전월에 비해 4월 말 가계대출이 증가했지만 증가폭이 크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며 “가계대출은 구입자금·전세자금 등 필요한 고객들에 의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지 우리가 늘리고 싶다고 늘린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