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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보면 해답이 보인다”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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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5-07 00:38 최종수정 : 2012-05-07 11:00

대신증권 조윤남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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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보면 해답이 보인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퀀트형 리서치분야 개척

유럽 등 경기둔화우려, 밸류에이션매력 부각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분석에 나설 때 데이터를 중시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감이나 촉은 철저히 배제된다. 숫자에 담긴 메시지를 찾아 시장흐름은 물론 기업미래까지 예측하는 퀀터형 리서치로 시장을 이긴다는 것이다.

◇ 단기충격 불가피, 장기적으로 추가유동성랠리 가능

“현재 증시는 중요한 임계점에 놓여있습니다.” 대신증권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전망에 대해 묻자 이렇게 진단했다. 첫 질문으로 증시의 방향을 거론한 것은 연초 잘나가던 코스피가 2000p에서 오르내리더니 최근에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덕스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상승과 하락의 갈림길이라고 밝힌 주요 근거는 연장 혹은 종료에 놓인 유동성랠리의 변화다.

“증시의 방향성을 보려면 증시를 이끈 유동성랠리의 종료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약 2050선 저항에 갇힌 코스피의 방향과 수준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유동성효과의 약발이 잘먹히지 않는 과도기 국면이라는 게 조센터장의 진단이다. 특히 유럽 LTRO(장기대출프로그램)의 경우 1차 공급보다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1월같은 유동성효과가 재현되지 않는 상황이다.

“2차 LTRO를 통한 실질 유동성은 1차 2000억유로 대비 57% 늘어난 3140억유로였고, 1차 LTRO결과 이상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은행이 대출을 많이 받아갔습니다. 실질대출 규모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으로 쏠려 유동성 효과는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엇박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윤남 센터장은 심리적, 수급 요인으로 이같은 현상을 분석했다. 먼저 심리적 요인의 경우 ‘3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는 없다’는 게 부담이다. 큰손 입장에서는 1차 유동성공급 이후 발생한 투자메리트는 △대폭 떨어진 국채가격 △2차 입찰에서의 이를 자산으로 삼은 담보가치활용이다. 하지만 2차 LTRO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국채가격이 높아진데다, 담보로 사용할 3차 LTRO이 없다는 점이 국채투자를 주저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유럽위기의 확산움직임도 부담으로 꼽았다. 특히 스페인, 포르투갈의 재정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주변국가로 전염우려가 해소되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국가펀더멘탈의 잣대인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시장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국채 조달비용은 이탈리아보다 높아졌으며, 재정적자 목표의 하향, 지방정부의 긴축반발 등 악재가 가시화 되고 있다”며,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구제금융 국가인 포르투갈 국채금리는 안정되고 있어 그 후폭풍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3월 집중된 만기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는데, 2차 대출 상위 13개 은행의 만기가 약 500억만유로가 쏠려 이에 대비한 자금수요가 유동성이동을 제한했다는 평이다.

◇ 초단기예금 유동성 머니무브 조짐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추가 유동성랠리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유동성효과는 소멸된 것이 아니라 초단기성 유동자금 속에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눈덩이처럼 쌓이는 ECB(유럽중앙은행) 초단기 예금이 그 근거다. ECB 초단기 예금의 잔고는 7600억유로로 사상최대규모다. 그는 “역마진이 나는 구조인 ECB 초단기예금에 자금이 계속 묶여 있을 수 없다”며 “지난 3월 20일 대규모 은행채만기(295억유로)를 지나면서 초단기예금에 묶여 있는 LTRO유동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이어 “최대 8300억유로에 이르렀던 초단기 예금에서 약 700억유로가 인출되었고, 인출된 자금은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입찰과 은행채 만기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한 포르투갈 국채10년물 국채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예금에서의 이탈이 늘어나고 위험국 국채 수익률의 하락 효과가 가시화되면 점점 유동성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안심은 금물이다. 조센터장은 지난해 연말 새해증시를 전망할 때 2분기 하락충격을 주장했다. 당시 대부분 증권사들이 ‘상고하저’를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그의 연간전망대로 지난 4월 코스피가 1900로 밀리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오는 5월, 6월까지 이같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센터장은 “해외쪽 시각 또한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의 우려감이 크고 유럽, 특히 스페인 주가는 임계점 수준으로 정책적 대응이 임박했다”며 “정책대응으로 일정 수준의 낙관이 생기겠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며 주가 조정이 빠르고 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시장 기상도 흐림, 밸류에이션 매력은 부각

글로벌시장의 기상도도 유럽, 미국 ‘흐림’ vs 중국 ‘갬’으로 진단했다. 유럽재정위기의 불씨인 스페인은 주가, CDS프리미엄이 거의 임계점에 도달, 시장개입이 임박한 상황이다. 정책대응보다 현실화되는 성장률둔화가 정책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리세션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독일도 유럽불황의 영향으로 IFP(기업환경지수)도 오는 5, 6월 둔화가 거의 확실시된다.

미국의 상황도 녹녹치않다. 경기회복 바로미터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경기전망 지수의 경우 우려감의 반영으로 급격히 하락하는데다 미국의 Operation Twist(중앙은행이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채권을 사들이는 방식)가 종료되는 시점(2012년 6월) 전후로 과거 QE1, QE2 종료 시점 전후의 주가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호재도 있다. 대표적인 모멘텀은 중국의 기조변화. 최근 성장률둔화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걸림돌인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재정정책도 긴축재정정책 완화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주가조정으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것도 괜찮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2011년 하반기에도 한국 주식시장의 PER이 9배를 하회하게 되는 경우 강한 대기 매수세가 나타났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4월 말 현재 코스피 1950기준으로 12개월 예상(forward) PER는 9배에 수준”이라며 “2012년 그리고 2013년에 대한 이익 전망 상향 조정작업이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매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의 핫이슈인 삼성전자의 독주에도 입을 열었다. 그는 “삼성전자 쏠림을 걱정하지만 아직 우려할 때가 아니다”며 “현재 리레이팅 과정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라고 잘라말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반영하면 앞으로 상승여력이 남아 코스피의 안전판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5.8%, 영업이익 비중은 15.8%로 일치한다. 즉 현재주가는 적정수준으로 볼수 있다”며 “하지만 2000년 이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영업이익 비중 대비 평균 1.8%p의 프리미엄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어닝 모멘텀은 주가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남 센터장은 카이스트 출신 퀀트애널리스트다. 시장의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업분석에 접목, 국내시장에 퀀트리서치를 개척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최근 퀀트운용 및 헤지펀드 매니저를 초청해 ‘2012 대신 퀀트 세미나’를 열고 퀀트 운용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다. 센터장 부임 이후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베스트애널리스트를 배출하는 등 대신리서치의 역량을 한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끝으로 조센터장은 “최대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객관적 시각에서 시장, 기업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며 “독립형 리서치로 고객과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프 로 필 〉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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