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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그림자가 아니라 빛을 봐라”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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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9-28 20:54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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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그림자가 아니라 빛을 봐라”
단기적인 모멘텀보다 시장이 본질이 중요

경기둔화 먹구름 보수적 투자전략 유효

“이벤트보다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널뛰는 증시에 대한 대응전략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하루마다 바뀌는 모멘텀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그 아래에서 움직이는 시장의 큰 흐름에 순응하라는 것이다. 시장의 맥을 짚어 현재 시장의 본질에 맞게 투자전략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 시장 유럽이벤트에 따라 들썩

“나무가 아닌 숲을 봐라”. 이종우 센터장의 시장을 보는 시각은 이같은 증시격언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모멘텀에 휘둘리지 말고 그 재료의 뿌리인 시장의 큰 흐름에 집중하라는 지적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의 증시전망이 빗나간 것도 모멘텀과 본질의 엇갈린 해석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제 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상범위를 뛰어넘는다. 지난 8월초 미국 신용강등이 미국 더블딥 우려와 겹치면서 불과 1주일 사이 300p 넘게 폭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부분 증권사들이 월간전망보고서에서 2000~2300p 예상했으나 미국발 쇼크로 체면을 꾸겼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리스크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리포트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후 코스피가 1900로 급반등하면서 1700 바닥론이 대세로 떠올랐으나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중 최저치로 이탈하는 모습이다. 이미 증시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멘텀에 집중하는 리서치형태는 바뀌지 않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미국, 유럽발 해외변수에 따라 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해외의 호재, 악재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커진 터라 대부분 모멘텀의 방향에 대해 신경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같은 모멘텀의 방향이 빗나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그 재료를 움직이는 시장의 펀더멘탈을 따지는 쪽으로 접근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격차는 모멘텀과 본질 사이의 격차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특히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는 모멘텀, 즉 이벤트의 경우 시장을 주도한다고 맹신하기가 쉽다. 반면 시장의 본질은 이같은 이벤트에 휩싸여 쉽사리 잊어진다. 겉으론 잔잔하나 안으로 조류가 흐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관점은 최근 증시에서도 적용된다. 이센터장의 시각에서 본질을 흐리게 만드는 이벤트는 유럽재정위기다. 하루마다 정책이 발표되고 이를 둘러싼 회의를 열고 각 가입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고 힘을 합치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시장도 그 정책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 사례로 잦아 유럽이벤트에 따라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이벤트가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원인은 유럽재정위기 모멘텀이 시장에 오래 노출된 것도 주요 이유다. 구제금융 신청이 1년이 지난데다 추가금융지원건도 3개월 이상 끌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형국. 여기에다 그리스가 디폴트되더라도 1차 영향은 유럽시장에 그칠 뿐 우리나라에게 디폴트에 따른 악영향이 미칠 때까지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했다.

◇ 모멘텀과 본질 격차 커져, 경기둔화가 시장의 본질

그렇다면 시장을 움직이는 본질은 무엇일까? 이종우 센터장은 시장을 관통하는 본질로 ‘선진국의 경기둔화’를 꼽았다. 무엇보다 핵심은 빨간불이 켜진 미국경제다. 유럽 재정위기는 정책발표 때마다 출렁거리는 단기적인 모멘텀인 반면 그 아래에서 시장을 움직이는 본질은 선진국의 경기둔화라는 것.‘주가가 싸다 비싸다’의 논쟁을 떠나 시장의 본질인 선진국의 경제가 좋지않다는 게 그의 우려다. 특히 헬리콥터 머니로 상징되는 대규모 재정확장정책을 공격적으로 펄쳤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재정정책의 약발이 발휘되지 않는 미국의 경기둔화는 증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어 과거에 비해 회복세가 더딘 원인으론 미국경제의 성장동력의 약화를 지목했다. 최근 FOMC회의,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 대책의 공통분모는 지금 경제가 경기하강국면에 진입했으며, 행정부와 중앙은행 모두 이를 반전시킬 만한 카드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줘 시장의 실망을 키웠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연준위는 시장의 예상대로 4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연준위가 경기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행정부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대책을 모두 동원했는데, 그 정책수준이 이것 밖에 안된다는 실망감이 작용했어요. 본질적 부문이 굉장히 빠르게 약화된데다 그것을 반대로 돌릴 것이 없으니 엄청난 공포를 가질 수 밖에요”수면 아래에서 맴돌던 경기둔화라는 시장의 본질이 수면 위로 떠오름에 따라 투자전략도 보수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이벤트에 의존하다가는 경기둔화에 따른 펀더멘탈에 수렴하려는 시장의 본질에 역행할 수 있다”이라며 “경기둔화를 인정한 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섣부른 바닥예측도 금물이다. 최근 미연준위에서 보듯 이미 시장의 경기둔화를 해결할 카드가 마땅치않을 상황에서 저가매수에 나서면 더 깊은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바닥다지기를 지켜본 뒤 경기회복을 암시하는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 진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현재 바닥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기술적으로 주가가 추가하락하지 않고 옆으로 횡보하는 가운데 여러 악재도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 바닥탈피 징후로 볼수 있습니다. 그 뒤 경제지표 회복을 확인 뒤 주식편입비중을 늘려도 늦지않습니다.”

경기둔화의 본질이 노출된 지금 주당가치지표에 의존해 고평가, 저평가를 논하는 자체도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금융장세→실적장제→역실적장세→역금융장세로 국면이 순환한다고 보면 지금은 역실적장세에 가까워요. 주가가 예상보다 쇼크가 실적이 나빠지고 경기가 나빠지니까 하락하는 것입니다. 특히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면 국면에서는 PER, PBR 고평가, 저평자지표의 효력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면 저수지에 둑이 터질 때 100m 밖이나 50m 밖에 있든 물에 휩쓸리는 것 비슷합니다. 펀더멘탈 한참 나빠졌을 때 예상실적이 별다른 의미가 없는 거죠. 물이 빠진 다음에야 거리상 50m, 100m에 있는지 따져 누가 더 빨리 본궤도에 진입할지 의미가 있어요.”

환율에 대해서도 “정부개입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전제한 뒤 “정부의 시각도 환율 추세를 꺾는 것이 아니라 속도조절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환율상승(원화절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증권업계의 닥터둠으로 통한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장미빛 전망 일색일 때 비관적 시각을 유지해 시장이 붙여준 닉네임이다. 하지만 정작 이센터장은 이같은 닉네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관론자가 아니라 신중론자에 가깝다는 게 그의 해명이다.

“예를 들어 0에서 100이면 전망분석가들은 낙관과 비관에 치우치지않고 50에서부터 시장을 보는 식으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제가 비관이 아니라 낙관적 시각을 60정도에 유지해도 80수준의 낙관론의 시각으로 봤을 때 너무 비관적이라고 비판을 받아요. 23년동안 증시전망을 했는데,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를 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센터장은 1989년 대우경제연구소에 입사, 미래에셋증권 운용전략실장과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베테랑이다. 지난 4월 솔로몬투자증권의 리서치헤드를 맡은 뒤 ‘2300상승론’이 대세였던 지난 5월에 업계에서 처음으로 2000P 이하 조정론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앞으로 리서치방향에 대해서도 이종우 센터장은 “애널리스트 숫자보다 실력이나 능력이 더 먼저”라며 “리서치질의 정면승부를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얻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프 로 필 〉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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