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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보험업계 최초 여성 CEO, 유리천장을 깬 ‘네 가지 비결’

최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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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7-27 21:42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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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보험업계 최초 여성 CEO, 유리천장을 깬 ‘네 가지 비결’
불혹 넘겨 푸르덴셜생명 인사부장으로 입사

끊임없는 자기계발, ‘로열티’·‘오너십’으로 무장

어머니 같은 푸근함과 친화력으로 인정받아

2000년대 들어 사회 곳곳에서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미 사법·행정고시에서 여성합격자 비율이 남성을 넘어선지 오래이며, 과거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일컬어지던 군인이나 경찰 등의 영역에서도 여성 리더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여풍’이 이제는 금융계, 특히 가장 보수적인 업종 중 하나로 꼽히는 보험업계에까지 불고 있다. 그 선봉에는 보험업계 최초의 여성 CEO.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사장이 서 있다. 엄한 집안에서 성장하며 여고와 여대를 나온 ‘현모양처’형 인재가, 금융계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보험업계에서 CEO의 자리까지 올라 선 비결은 무엇일까. 손 사장은 자신이 보험사 여성임원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바로 로열티와 오너십을 가지고, 꾸준한 자기계발로 능력을 끌어 올리는 한편, 모든 조직원을 아우를 수 있을 정도의 친화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 로열티를 가져라

지난 93년 손병옥 사장은 남편인 고 이석영 전 중소기업청장의 근무지인 미국으로 떠나면서, 다니던 홍콩은행에 사표를 내며 생각했다.

‘다시 한국에 돌아오면 내 나이 43살이다. 누가 중년의 여자에게 일자리를 주겠는가.’

그러나 미국에서 3년간 거주하다 돌아온 어느 날. 그녀는 체이스 맨하탄 은행 시절 상사였던, 당시 푸르덴셜생명 제임스 최 스팩만 사장의 전화를 받았다. 인사부장 자리를 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직급이나 연봉에 대해 협상은 없었습니다. 저를 믿고 스카우트한 상사가 정한대로 따랐을 뿐이죠. 저를 인정해준 사람이고 제가 신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나를 믿고 맡겨주는 사람에게는 목숨 바쳐 충성을 바치는 참모입니다.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자질입니다.”

남성이 많은 직장일수록 여성들의 충성도가 의심을 받는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손병옥 사장은 그럴수록 불평보다는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고 상사에게 믿음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어느 남자보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그녀가 보수적인 보험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깬 가장 큰 비결이다.

◇ 오너십을 가져라

손병옥 사장은 일단 그에게 주어지는 일은 그 누구의 지시나 가르침없이 스스로 해나가는 스타일이다. 혼자 일을 계획하고 실행해나간다는 일이 때로는 외롭고 대단히 두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회피한 적은 없다. 그 보다는 오히려 그는 스스로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일을 하기 좋아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그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푸르덴셜생명의 CEO가 몇 년을 기다려 그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의한 것도, 바로 그런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 재직 초기, 손 사장은 인사담당 임원으로써 직접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위한 훈련프로그램과 임원들을 위한 리더십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매년 년 말 상사가 부하 직원들과 일년동안 공부할 내용을 정하고 회사에서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했고 매니저나 임원 대상의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손병옥 사장은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주말도 없이 밤을 지새며 일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고 그의 업무성과는 회사 발전에 기폭제가 됐다. 회사의 외형이 커지면서 그의 직책도 상향 조정돼 갔다. 2003년 1월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한국 최초의 생보사 여성 부사장, 2011년 4월에는 보험업계 최초의 여성 사장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다.

◇ 자기계발을 멈추지 마라

인사 전문가로서 많은 커리어를 쌓아 왔던 그는 여러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면서 각조직의 장단점을 파악해 푸르덴셜생명의 조직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계·재무·감사 등 다양한 업무에서도 전문성을 획득해 갔던 것이 그녀가 업계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 중의 하나였다.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 일 잘하고 성공한다’는 대표적인 사례가 손병옥 사장이다.

대학 졸업 후 손병옥 사장은 체이스 맨해턴 은행에서 소매 금융 부분을 담당했다. 다른 여직원들이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둘 때도 그는 퇴근 후 영어학원을 다녔고 남편의 유학으로 1년 동안 미국에서 체류할 때도 대학 내 트레이닝 센터에서 진행하던 회계와 재정 강의를 들으며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귀국 후 그는 전 직장 상사의 제의로 클락 내셔널 뱅크에 입사했다. 여기서 손병옥 사장은 회계, 인사, 감사 업무 등을 맡았다. 미국에서 야간에 회계학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업무 능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실력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손병옥 사장은 86년 서강대 경영대학원에 진학, MBA 과정을 공부했다. 클락 내셔널 뱅크가 미드랜드 은행과 합병하면서 직급이 높아지고 감당해야 할 업무도 많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한 선택이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남편의 도움으로 MBA를 마치고 그는 미드랜드 은행에서 이사급으로 승진했다. 그런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는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인재가 됐다. 요즘도 손병옥 사장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좀 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 CNN을 시청하고 영어소설 책을 읽는 것과 동시에 매일 하루 1시간씩 영어로 네이티브 스피커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더 많이 배우려면 더 건강해야 한다며 매일같이 시간을 쪼개어 아침마다 양재천에서 운동을 한다. 그에게 주어지는 바쁜 스케줄을 생각하면 웬만한 집념이 아니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 항상 사람을 생각하라

손병옥 사장이 조직내에서 가지는 가장 큰 강점 중의 하나는 역시 친화력이다. 인사 담당으로서 푸르덴셜생명의 모든 직원들을 직접 뽑을 뿐 아니라, 말단 사원의 가정사까지 훤하게 꿰고 있다.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단 둘이 만나도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최근 근황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장은 드물다. 손병옥 사장은 푸르덴셜 사회공헌재단의 창립멤버이자 이사로서 푸르덴셜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을 지휘해 왔고, 동시에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자선단체인 국제 메이크어위시 재단의 최초 한국인 이사회 멤버에 선임되는 등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아울러 30여년간 금융업종에 몸담으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경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2005~2007),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2010~현재) 등을 역임했으며,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WIN(Women In iNnovation)을 창립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2010)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손병옥 사장은 1974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체이스맨하탄 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함으로써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후 1996년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하기 전까지 클락 내셔널 뱅크, 미드랜드 뱅크, HSBC 등 여러 외국계 은행에서 다년간 근무했으며, 1996년 인사부장으로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했다. 1999년 상무, 2001년 전무를 거쳐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인사, 재무, 홍보 등 주요 직무를 두루 거쳤다.

〈 학 력 〉

- 1970년 경기여고 졸업

- 1974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1988년 서강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1995년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 석사 TESL

〈 경 력 〉

- 1974년 체이스 맨해튼 은행 서울지점 고객서비스부 과장

- 1996년 5월 푸르덴셜생명 인사부장

- 2011년 4월 푸르덴셜생명보험 사장

- 2004년 5월 이화여대 선정 ‘올해의 이화인’동문상 수상

- 2004년 11월 정부산하 금융발전심의회 보험분과 위원

- 2007년 11월 여성리더모임 WIN(Women in Innovation) 창설회원/회장

- 2007년 ~ 현재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 이사

- 2011년 6월 국민훈장 목련장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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