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점주주 모시기 돌입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국내외 투자자들 모집은 물론 임직원들에도 독자생존을 위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행장은 11월 월례조회사를 통해 “본부 임원들과 함께 우리은행 고객을 직접 찾아가거나 초청해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우리금융이 선호하는 독자 민영화를 위해선 국내외 우량투자자와 우리 임직원, 거래고객들로 구성된 과점주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전 계열사들이 매각공고가 나기 전부터 ‘독자생존’ 의지를 피력하며 우리금융에 투자할 투자자 모시기에 돌입했다. 포스코, KT, 연기금 등과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접촉한 데 이어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법인·개인 거래고객, 우리금융 산하 임직원까지 투자자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아래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임직원들 직급별로 주식 매입 규모를 정하고 10% 안팎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우리사주를 담보로 대출을 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영권 지키기 위한 모략” 지적도
정부는 26일 입찰참가의향서를 접수 받을 계획이며 우리금융 지분 56.97% 전량을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시장의 불투명성을 감안해 가장 높은 입찰가격을 써낸 곳과 많은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제안하는 곳 순으로 선발한다.
우리금융이 투자자를 물색해 독자생존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우리금융 지분을 모두 사들일 경우 8조원대에 이르게 되고 절반일 경우에도 4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지분 57% 중 일부인 30%를 사들이고 나머지 지분을 합병하는 방안을 염두해두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보다 더 많은 지분을 더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경우 기업가치 창출 및 수익구조가 중요한만큼 투자자들과의 이해관계와 거래내용 등이 투자자의 요구에 맞춰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프로패셔널 투자자들은 스톡옵션 등 안전장치와 투자로 인한 강력한 동기부여를 얻게 된다면 투자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영진의 설득력과 투자자들과의 딜이 성사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금융은 정부 지분을 매각해 경영진을 그대로 두고 은행 주인만 바뀌는 형태인만큼 기업가치가 커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 경제실장도 “지금까지는 정부의 지배로 인해 이뤄진 금융기관인만큼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었지만 민영화될 경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재고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금융의 이같은 움직임은 경영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방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 〉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