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기 부실債비율 3%대 넘어서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 신한, 하나,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중기대출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 7월말 현재 대출잔액은 30조174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00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30조7610억원었던 잔액은 3월말 30조5373억원, 6월말 30조3390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61조210억원으로 지난해 말 61조2710억원보다 2000억원 줄었으며 신한은행 역시 52조2264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6000억원이 급감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은 같은기간보다 6000억원 가량 늘어난 63조1053억원을 나타냈고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인 기업은행만이 지난해 말보다 5조원 늘어난 88조4401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올해들어 대출에 소극적인 것은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기대출을 늘릴 경우 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3.04%로 3월 말의 2.19%보다 0.85%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율은 금감원이 2003년 9월 중소기업 부문을 떼어내 분기별 집계를 시작한 후 최고수준의 기록이다.
◇ 우량기업 중심 지원 확대
그러나 은행들의 돈줄 죄기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다음달 금융감독원이 신용공여액 50억원 이상 중소기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앞둔만큼 신규대출을 줄이거나 심사를 더욱 강화시켜 부실징후를 조기에 방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우량한 기업에 대한 지원도 더 늘리지 못하고 예년과 비슷한 상황에서 경기가 부진한 건설업이나 부동산 임대업 등의 기업들 지원은 고스란히 은행의 부담으로 작용하는만큼 대출에 나설 수 없다”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도 “은행들이 분기결산을 앞두고 중소기업 여신 관련 부실자산 상각과 매각에 나서면서 중기대출 잔액이 줄었다”면서도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은행들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6조원 규모 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혜택이 돌아갈지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금처럼 은행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는 구조조정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인만큼 은행들이 대출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