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권 매각·임대전환·대출 등 유동성 확보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가 9월 금융위기설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 증시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 주택건설사들이 무너질 경우 연쇄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건설사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봤다.
한신정평가 기업평가3실 서찬용 수석연구원은 ‘중견 주택건설기업에 대한 유동성 점검’을 통해 중소건설사의 경우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찬용 수석연구원은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기업들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며 “A3-급 건설기업이 계획하고 잇는 제반 구조조정 계획의 이행여부가 향후 단기유동성 위험의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방의 미분양률 심각한 수준
이 보고서는 신규주택공급 급증으로 미분양이 증가했으며 지방의 경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부동산 경기 안정화대책의 영향, 신규주택공급 급증의 영향으로 미분양 호수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각종 부동산 경기 안정화대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2007년에는 미분양주택물량이 전년말 대비 52.2%의 증가세를 보여 분양경기 둔화에 따른 미분양물량 적체현상이 유의적으로 급증했다.
한편, 미분양률 추이를 살펴보면 98년 11.4%, 99년 12월 10.0%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2년 12월 2.1%를 기록해 저점을 찍고 증가세로 반등했다. 본격적인 분야경기 둔화가 개시된 2007년 들어 12월말 10.9%를 기록함에 따라 99년 수준을 상회하기 시작했으며 2008년 5월에는 12.8%까지 상승해 건설기업의 산업환경이 크게 악화가 진행됐다.
지역별로 서울과 인천, 경기도 지역은 2008년 5월말 현재 각각 1.6%, 1.8%, 5.8%의 미분양률을 기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대구, 광주, 울산, 충남, 경북 지역은 30.0%를 상회하는 미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 수익성 개선 어려워…A3-급 PF우발채무 부담
이 보고서는 A3, A3-급 모두 원가상승부담, 건자재가격 상승 부담으로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용이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A3급 건설기업들은 2004년 이후 6%내외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2008년 들어 2.7%대로 저하돼 강재 및 레미콘 등 건자재 가격 상승 부담, 분양경기 둔화에 따른 분양가 인상 여지 축소 등으로 영업수익성 저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
A3-급 기업의 경우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에 따라 수익성의 등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3급 기업들의 재무안정성 저하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서 수석연구원은 “이는 비교적 오랜 업력을 가진 A3급 기업들이 조기에 사업타결, 프로젝트 선별 수주를 통해 사업위험 축소에 주력함에 따라 분양경기 둔화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자금 구성요소인 매출채권의 경우 A3, A3-급 모두 2004년 3회전대에서 2008년 상반기중 2회전대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서 수석연구원은 “매출증가, 영업흑자 발생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어 주택건설기업의 영업현금흐름 둔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A3급 건설기업은 유동비율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며 단기금융자산/단기성차입금 비율도 50%에 육박하고 있으며 만기도래 차입금의 차환이 일정수준 유지되는 경우 금융부채 상환에 따른 유동성 위험 확대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A3- 건설기업들의 경우 유동비율은 양호한 상태지만 6개월 연령 초과 매출채권 비중이 상당하고 미분양 재고의 부담 역시 상당한 가운데 선급금/단기대여금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동자산이 실제 유동성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A3급 건설기업의 경우 PF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 재무위험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우발채무의 현실화로 인한 재무위험의 확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A3-급 건설기업의 경우 3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PF우발채무 부담을 가지고 있음에 따라 분양경기 둔화 지속시 경상적인 영업활동 창출자금을 통한 대응능력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유동성 수준 당분간 어려울 듯
이 보고서는 향후 건설기업의 유동성 수준 개선은 업황 반등에 달려 있으며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서 수석연구원은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규제완화를 시도하고 있어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상태에 처한 수도권 지역은 양호한 수요 기반에 힘입어 규제 환경 개선시 미분양물량이 단기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방의 경우 과잉공급물량으로 적정수준의 자본이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한적이어서 단기적인 주택수요 회복의 가능성이 낮고, 시장 불균형 해소에 일정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3급 건설기업의 경우 단기금융자산 규모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제반 자금소요에 대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A3-급은 진행공사 잔량 중 80%미만의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프로젝트의 잔량 규모가 약 2조75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45%에 해당하는 공사물량은 지방 프로젝트로 향후 공사비 선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 시공권 매각·임대전환 등 유동성 확보
이 보고서는 A3- 건설기업 위주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유동성 확보 노력이 강화되고 있어 A3-급 건설기업 위주로 유동성 확보 계획을 살펴봤다.
A3-급 건설기업은 시공권 매각, 용지매각, 유형자산 매각 등을 통한 6900억원 규모의 자금확보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1조5650억원 규모의 PF우발채무 이전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민간건축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시키는 사업구조적인 변동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미분양물량 전문매입자를 통해 미분양물량 관련 채권보유에 따른 자금부담과 금융비용 부담을 해결하고 있다.
이밖에 어느 정도 자금력이 있는 중대형 건설사의 경우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해 미분양물량을 이전시켜 명목상의 운전자금 부담을 경감시키기도 한다.
또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임대전환으로 임대보증금 유입에 따른 분양가 대비 40~50%정도의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일정수준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한편, 미분양주택 매각을 추진함에 있어 부동산 경기 둔화로 매각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준공후 미분양 현장과 관련된 시행사 PF차입금의 만기가 매각 성사 이전에 도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저축은행을 통한 사실상의 담보대출 형식으로 6개월에서 1년 만기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정리 = 제2금융팀
< 미분양률 추이 >
(단위 : %)
< 재무안정성 지표 추이 >
(단위 : 백만원, %, 배)
(자료 : 각사 공시자료 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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