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반기 은행채 만기부담의 감소 및 은행채 금리 하락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금산분리 완화 등 새정부의 금융정책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대출 관련 우려감 확산
현재 시중은행들은 대내외적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달러화 약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유동성 및 금리상승 등의 문제, 국내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여신에 대한 우려, NIM의 하락 심화 등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추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소호 및 중소기업 대출 경쟁에 집중하면서, 부족한 자금의 조달을 위해 은행채와 CD를 과도하게 발행함으로써 금융 불안을 야기 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 은행채 규모는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금융연구원 한재준 연구위원은 “상반기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및 CD규모가 100조원으로 추정됨에 따라 차환과 관련해 금리상승 우려가 대두되면서 금융시장의 구조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대출과 관련한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은 그간 성장위주의 전략에 맞춰 중소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금리상승 등으로 인해 기업 및 가계가 대출상환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자칫 기업 및 가계 부실이 은행권까지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기업과 가계의 대출이자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이고, 이는 연체 증가 등으로 나타나 은행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IM의 하락도 시중은행들에게는 골칫거리다. 기업대출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하고 있는데다, 조달금리가 급상승하고 있어 상반기 은행들의 NIM은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 하반기, 자금난 해소?
금융권에서는 올해 2분기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의 경영환경이 다소나마 개선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 특판예금의 활성화와 함께 은행채 만기 도래 금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유동성 위기가 다소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성병수 푸르덴셜 연구위원은 “각 은행들이 특판예금을 실시하는 등 은행채 발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특판예금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이 자본시장에서 은행으로 환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자금부족이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위원도 보고서를 통해 “2~3월 은행채 만기 도래 금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대출자산을 늘리지 않을 방침이어서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낮아지고 있다”고 유동성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여기에 NIM의 하락에 대해서도 박 연구위원은 “은행권이 최근 대출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로 전환한 상태에서 CD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CD금리의 상승만큼 대출금리의 인상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NIM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도 NIM과 관련 “상반기의 경우 은행채 만기도래가 많고 CD차환 발행 물량도 많아 NIM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하반기에는 내실경영으로 인한 대출 성장의 급감과 대출 부문의 금리 연동율을 고려할 때 NIM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우려감도 상반기가 지나면 약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임대업 대출은 100%담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업종 대출이나 PF대출도 상당부분 담보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이익 훼손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은 특히 새정부가 들어서 부동산 관련 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수요 및 거래가 일어난다면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우려감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금산분리 완화 등 새정부의 금융정책도 은행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