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달 26일 발표한 ‘적정 펀드수에 대한 논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기준 미국, 일본의 총펀드수(총자산)는 각각 14,477개(11조4680억 달러), 2,753개(5790억 달러)이며 국내 총펀드수의 경우 8,030개(2520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자산 대비 펀드수의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에 비해 각각 30배,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배경으로는 다수의 펀드출시로 고객을 유치하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마케팅 방식을 꼽았다.
펀드수와 잔액 사이의 불균형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억원 미만의 중소형 펀드의 경우 전체 펀드수를 기준으로 42%를 차지했으나펀드잔액기준으로는 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500억원 이상 대형 펀드는 전체 펀드수 가운데 그 비중이 12%인 반면 펀드잔액기준으로는 전체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수에 비해 그 잔액이 적은 까닭은 소형펀드의 대부분이 유명펀드를 복제하는 유사펀드에 그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국내 출시된 펀드수가 약 9000여개이며,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수가 평균 188개로 나타나 과다한 펀드출시가 펀드매니저의 ‘겹치기’ 운용으로 이어져 개별펀드의 운용성과가 저해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금융연구원 이석훈 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의 펀드수와 비교할 때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상품출시에 있어 과당경쟁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무분별한 펀드출시를 지양하고 장기적인 비전과 철저한 운용철학을 가진 펀드를 출시해 고객들에게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은행상품 중심의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상품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어 지금이 펀드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자산운용사들이 펀드수 등 양에 집착하기 보다 꾸준하게 펀드수익률을 유지해 펀드운용에 신뢰를 얻는 등 질적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