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적 카드고객 확보효과 우수
국민은행이 세계 최초로 신용카드와 AMOLED가 결합된 멀티미디어 신용카드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행장 강정원)과 삼성SDI(사장 김순택)는 22일 하얏트 호텔에서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 개발을 위한 업무제휴식을 갖고, 총 3개월간의 개발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신용카드에 AMOLED를 탑재한 새로운 신용카드를 선보일 예정인데, 동 카드는 메모리카드와 디스플레이가 내장되어 있어 결제뿐 아니라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내년 2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는 △신규 카드시장 개척 △카드 고객 이탈방지 △유료콘텐츠 활성화 △서비스 품질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높은 제조단가 △양질의 콘텐츠 확보 △카드 내구성 확보 △배터리 수명 등의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행보에 금융권과 IT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란
국민은행이 내년 2월말에 선보인다고 밝힌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는 신용카드에 대용량 낸드 플래시 메모리칩을 부착한 것으로, 최근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AMOLED(에엠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이로써 동 카드는 메모리에 내장된 동영상ㆍMP3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AMOLED로 구현할 수 있다. 또한 국민은행측은 동 카드를 활용해 △카드거래내역 △결제실적조회 등과 같은 개인정보 제공뿐 아니라 은행의 마케팅 행사 정보제공 등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특히 동 카드에는 전자통장 기능이 내장될 예정이며, 동시에 공인인증서 보관기능과 불법복제방지 기능 등을 위한 암호화 모듈 등을 탑재해 차기 신용카드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상태다.
동 행사에 참석한 강정원 국민은행장〈사진 왼쪽〉은 인사말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를 통해 신용카드의 Payment & Service 기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며 “고도화된 CRM 시스템과 가맹점 로열티 시스템 등과의 밀접한 연계를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순택 삼성SDI 사장〈사진 오른쪽〉은 “고객은 세계 최고의 최첨단 기술인 AMOLED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눈과 귀로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를 통해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개인정보를 휴대ㆍ저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카드 판매만 최대 4천억 예상
국민은행이 새롭게 선보인 동 카드는 최신 IT기술력이 집약된 세계최초의 멀티미디어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받을 충분한 이유를 갖췄다. 그러나 금융권이 동 카드에 주목하는 진짜 이유는 향후 유사한 카드 서비스가 불러올 막대한 파생시장의 규모에 있다. 특히 현시점에서 신한은행 역시 동일한 카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져 국민은행의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의 성공에 더욱 더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국민은행은 내년 2월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가 출시되는 즉시 전국 영업점을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며, 우선적으로 신규 카드발급 고객과 재발급 고객을 타깃으로 집중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국민은행측이 동 카드의 공급가격으로 고려하는 금액이 신용카드는 최대 15만 원선이고, 체크카드의 경우는 최대 약 3만 원선이다. 또한 한 해 국민카드의 신규발급 회원 수를 살펴보면 신용카드의 경우 약 140만명, 체크카드의 경우 약 200만명에 달하고 있어 신규카드 고객만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 해도 2700억원의 신규 매출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연간 국민카드를 재발급하는 고객의 수는 신규고객의 1.5배에 달해, 동 고객을 모두 차세대 카드고객으로 흡수한다면 약 6750억 원의 신규 시장이 창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은행측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국민카드의 경우 매년 신용카드 신규발급은 140만 건, 체크카드 신규발급은 약 200만 건에 달한다”며 “재발급 카드의 수는 신규 발급의 1.5배에 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세대 카드가 출시되면 전국 영업점을 활용해 동 카드의 확산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선 900만 명의 국민카드 고객 중 얼마만큼이 동 카드를 구입할지는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포인트 선할인 제도 활용
국민은행측은 동 카드의 확산을 위해 카드 포인트 적립을 통한 선할인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일단 동 카드를 신청하는 고객에게는 무상으로 배포한 후, 카드 결제 대금으로 쌓이는 포인트를 통해 카드 공급가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에 의하면 “동 카드는 포인트 선할인 제도를 활용해 무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한 달간 50만원 정도를 사용하는 고객은 포인트만으로도 카드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카드사용 대금을 채우지 못한 고객은 차액만큼을 현금으로 지불하면 돼 문제될 것 없다”며 “장기 할부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금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로선 동 카드에 활용될 AMOLED 공급단가 계약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민은행이 동 가격에 멀티미디어 카드를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아직 삼성SDI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공급물량에 따라 변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3만원과 15만원이라는 가격은 내부적으로 선정한 최대 가격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역으로 공급물량이 초기 예상보다 늘어나게 되면 당연히 카드 공급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며 “삼성SDI와의 절충을 통해 최적의 공급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SDI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AMOLED의 경우 신기술에 대한 프리미엄이 공급가에 적용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의 경우처럼 물량이 많을 때에는 가격협상의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AMOLED는 월간 150만개의 양산체계를 갖춰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폭발적인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AMOLED의 확산 기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변수
국민은행이 야심적으로 발표한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의 성공변수는 양질의 콘텐츠를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느냐로 집결된다.
현재 국민은행측은 동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략 5곳의 콘텐츠 제공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는 삼성SDI와 MOU만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공업체와는 단순히 접촉하는 수준”이라며 “동 콘테츠 업체에는 금융정보제공 업체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공급업체도 포함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동 차세대 카드로 결제를 하거나 포인트 쿠폰을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연구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인 준비과정을 묻는 대목에서는 “현시점에서 선보인 시제품을 준비하는 데도 약 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상태”라며 “신용카드에 메모리칩을 부착하는 단순한 작업도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는 멀티미디어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전용 OS와 애플리케이션 등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라면서 “향후에는 CRM과 같은 IT전산망과의 통합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카드고객 이탈방지효과 으뜸
국민은행의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단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카드사용 고객을 확보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동 카드가 얼마만큼 확산될 지 여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일단 무상으로 카드를 공급받은 고객의 경우 일정금액의 지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카드에 대한 종속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은행측에서는 하나의 카드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동시에 무분별한 카드 발급에 따른 비용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에 의하면 “동 카드는 국민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결국 안정적인 카드 회원수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방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