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덩치보다 퀄리티로 업계 1위 재탈환한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7092622491035565fnimage_01.jpg&nmt=18)
현대캐피탈 손 떼지 않는다… 해외진출 때문에 상대적 약화
금융기관들 무한경쟁 돌입…저축은행 M&A등 통폐합될 것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대출 부실의 파편을 가장 크게 얻어맞은 HK저축은행이 이제 부실을 깔끔히 털어내고 질적인 측면에서 업계 1위를 탈환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밝히고 있다.
HK저축은행은 6월말 현재 지점 13개, 자산순위 5위(1조8339억원)로 여전히 명실상부한 대형저축은행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속은 곯아 있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6월말 결산에는 855억원이라는 최대 수치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HK저축은행의 전망은 밝다. 지난 회계연도의 부실은 이미 예측이 된 것이며 이번 회기에 가능성 있는 모든 위험 요소를 포함해 모두 털어낸 것이다. HK저축은행은 이같은 부실을 예상하고 지난해 말 1600억원의 감자를 실시하는 등 사전에 철저한 대비를 해놓은 상태이다. 2008년도 6월말 결산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을 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흑자전환을 위해 능력있는 경영진에 현대캐피탈 및 씨티은행 출신 임원진을 과감히 기용해 체계적인 영업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HK저축은행의 선두권 재탈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총사령관은 서경표 저축은행장〈사진〉. 한미은행 부행장, 외환카드 부사장 등을 지내는 등 업계에서 인정받는 금융기관 전문경영인으로 그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또한 변화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에 서경표 행장이 놓는 한 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신용대출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 HK저축은행의 대표로 취임한 서경표 행장은 체계적인 현대캐피탈의 심사 시스템 등을 과감히 도입해 빠르고 안전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용대출 상품 ‘HK119머니’는 6개월만에 700억원의 대출 잔고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의 많은 적자를 이번 회기에 어떻게 흑자전환할 지, 변화하고 있는 저축은행에서 선두 재탈환은 어떻게 할지 서경표 행장을 만나 HK저축은행의 전략과 저축은행의 전망을 들어봤다.
“현재 업계 1위 솔로몬의 규모는 따라잡기도 힘들고 우리가 추구하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HK저축은행의 비전은 퀄리티(Quality) 측면에서 업계 1위를 재탈환할 것이다.”
HK저축은행 서경표 행장은 HK저축은행의 비전을 덩치를 키운 대형 저축은행이 아닌 질적으로 업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투자파트너스와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10월 HK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서경표 행장을 대표 자리에 앉혔다. 서경표 행장은 저축은행업계에서 강성 노조로 명성이 높았던 HK저축은행 노조와 대화를 통해 원칙은 지키고 효율은 살린다는 경영취지를 이해시키고 직원들이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서 행장은 “직원들에게 양보할 건 양보하고 지킬 건 지키려고 노력한다”면서 “처음 취임했을 때 그동안 어려움 때문에 몇 년간 동결 상태였던 연봉을 올려주고 잘한 사람한테 더 줄 수 있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직원들의 사기가 진작됐다”고 말했다.
HK저축은행은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고 성과급 지급도 현실적인 이익배분제를 적용했으며 스톡옵션도 주고 있어 직원들의 성취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현재 MIS시스템을 개발해 경영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앞으로 사업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해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주고 있어 정확한 타깃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서 행장은 이같이 노조의 지지를 얻어 적극적으로 우수인력 영입 등으로 효율을 최대화해 HK저축은행의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지난 회계연도 결산 HK저축은행의 실적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지난 3월부터 인수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급박하게 진행됐던 딜이 몇 개 있었던 것 같다. 들어와서 보니까 전에 경영진들이 잘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한번에 털어내야 한다고 계획을 하고 연초에 1600억원 감자를 실시했다. 지난 사업연도는 과거 부실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로 당기순손실 855억원이 발생했다. 이같은 수치는 정확하게 예상을 했던 것이다. 작년 10월 MBK투자파트너스와 현대캐피탈에서 1174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유치해 재무구조가 상당부분 개선되었으며 또한 부실여신 매각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기존 25%에서 15%로 감소했다. 우량자산도 2000억원이상 증가해 우량저축은행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향후 주주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 예상했던 부실이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이 멀다. 향후 영업실적 개선 계획은 무엇인가.
“과거 부진했던 대출영업도 2006년 10월 이후 영업조직 재정비 및 신상품 출시 등으로 6개월간 우량여신액이 2000억원이상 증가했다. 특히, 소매금융사업 강화를 통해 아파트담보대출 월순증 500억원으로 2006년 10월 이후 4000억원이 증가했다. 신용대출 ‘HK119머니’의 경우 월 순증 2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강화를 위해 HSBC 중소기업본부장 출신인 전윤성 전무를 CMO로 영입했으며 기업금융부, 기업심사팀 신설로 기업대출시스템을 강화했다. HK119머니, 육류담보대출, 골프회원권담보대출, 뉴타운 주택담보대출 등 경제 흐름 및 고객 니즈에 따른 상품 출시 및 상품개발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향후 소매금융사업 위주로 상품판매를 할 계획이며 점차 기업여신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최대 적자를 털어내고 기대하지 않았던 큰 손실이 나오지 않도록 다 정리하고 깔끔하게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이익을 내야한다고 계획하고 있으며 두자리 수치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최대한 세자리 이상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신용대출 상품 ‘HK119머니’ 브랜드 홍보를 하고 있다. 예상했던 효과와 실질적인 반응은 어떠한가.
“HK119머니는 불법사금융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유도하기 위한 소액신용대출상품으로 광고비가 많이 든다. 매달 6억원, 12월까지 40억~50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으며 연간으로 따져본다면 70억~80억원 정도 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케이블 TV 및 무가지 광고를 실시하고 있으며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문의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 특히, 케이블 TV 광고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 정확한 타깃 공략을 위해 광고제작사를 바꾸기도 했으며 향후 브랜드 광고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캐피탈의 LP(Loan Planer) 방식과, 인바운드 콜, 에이전트, 웹사이트 등을 적용해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대출을 해주고 있다. HK119는 월평균 200억원이상 대출이 나가고 있다. 3월에 시작해서 현재 6개월만에 700억원 정도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서 신용대출 부문에서 이같은 실적을 올린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MBK투자파트너스가 최근 투자한 기업들이 높은 가격에 매각되고 있다. HK저축은행도 몸집 불려 얼마 안가 매각되는 것이 아닌가.
“MBK투자파트너스는 바이아웃펀드로서 부실했던 회사를 우량회사로 탈바꿈시켜 제3자에게 매각하는 펀드다. MBK투자파트너스 기업특성상 언젠가는 HK저축은행도 매각되겠지만 그 시기는 나도 알 수 없다.”
▲ 현대캐피탈이 인수를 해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부실이 커서 손을 떼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현대캐피탈이 손을 떼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말이 안된다. 처음 들어올 때 이미 실사를 했기 때문에 예상을 못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축은행 비즈니스보다 더 바쁜 것은 미국 비즈니스다. 현대자동차 팔 때 캐피탈을 미국에게 맡겨 놨는데 이게 실패를 해서 현대캐피탈이 직접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고 중국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HK저축은행의 비중이 작아진 것이지 메리트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 현대캐피탈의 주요 임직원이 포진되면서 실질적으로 변화된 경영성과는.
“작년 10월 현대캐피탈이 증자에 참여하면서 CFO와 CRO가 현대캐피탈에서 왔다. CFO는 재무건전성 향상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현재도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설정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CRO는 여신 심사부터 회수까지 리스크관리에 있어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금 현재 활발히 판매중인 HK119머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HK119머니 상품 개발시 현대캐피탈 심사 및 회수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전수 받았다.”
▲ 과거 신용대출로 업계 전체적으로 위기를 맞았다. 최근 신용대출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것이 있다면.
“과거 신용대출은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대출이 나갔다가 많은 손실을 봤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HK저축은행은 대출심사에서 회수까지 모든 일련의 과정이 시스템적으로 갖춰졌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부실발생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례로 현재 HK119머니 연체율은 거의 0%에 가깝다.”
▲ 신용대출 리스크 관리가 잘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설명을 해달라.
“신용대출 리스크관리는 먼저 심사에서부터 시작된다. HK저축은행은 심사단계에서 대출부적격자를 가려내는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하는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심사뿐만 아니라 회수조직도 세분화, 전문화 되어 있다. 실제로 전기 대비 관련 인원이 100명이상 증가했다. 이런 조직과 시스템이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되어 대출이 상환될 때까지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다.”
▲ 서민금융기관으로서 HK저축은행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저축은행 목적은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하는 데 있다. HK저축은행은 다양한 예금부가서비스로 서민들에게 시중은행보다는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HK119머니와 같이 불법사금융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유도하기 위한 신용대출상품도 출시했다. 앞으로도 ‘서민과 함께 하고 함께 크는 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법 규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다. 추진되는 규제완화에 대한 이해와 한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감독당국에서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저축은행 관련 법률 개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업구역 광역화, 저축은행 단일명칭 사용, 수익증권 판매, 카드사업 진출 등 저축은행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서는 일정수준의 규모와 시스템이 갖추어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 수준으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규제가 완화되면 그에 따른 책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은행임원 출신으로 저축은행의 이점이 있다면.
“은행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현재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시스템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HK저축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MIS시스템 개발, 전자결제시스템 개발, 성과에 따른 직원 보상시스템 도입 등 선진금융경영기법을 많이 도입하기도 했다. 반대로 저축은행의 장점도 있다. 보수적이었던 은행에서 할 수 없었던 영업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 향후 저축은행 판도변화와 전망은?
“현재 금융기관은 각자의 업무영역이 파괴되어 무한 경쟁에 들어가 있다. 현재 109개 저축은행들이 있으나 향후에는 M&A를 통해 많이 통폐합될 것으로 보인다. HK저축은행도 몇 개 저축은행을 알아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서 뿐만 아니라 금융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저축은행의 사이즈가 커졌다. 앞으로 저축은행들이 모여서 합병이 되면 지방은행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다.
노스캐놀라이나 샬럿의 조그만 은행이 주변 세이브 뱅크를 인수해 커지면서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인수 한 사례처럼 우리나라 저축은행도 가능하다. 이젠 저축은행끼리 경쟁이 아닌 금융권 전체와 경쟁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