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할 때만 하더라도 30~40개의 통장을 카드 한장에 모을 수 있는데다 은행 창구에서 통장정리 시간도 단축돼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예상 외로 호응이 낮아 골머리를 앓았던 은행들이 문제점을 고치고 나선 것이다.
은행들은 인프라 부족과 종이통장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 그리고 마케팅부재 등에서 원인을 찾았다. 최근에는 이 가운데 인프라 확충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를 낳고 있어 전자통장의 앞날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또한 이번엔 예금계좌에 머물지 않고 대출계좌까지 연결해 거의 모든 거래를 한 장의 카드로 집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끝내고 올해부터 전자통장을 본격적으로 보급시키는 해가 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전자통장을 요구불예금 및 정기예금만 담을 수 있던 것에 비해 대출계좌까지 담을 수 있는 은행의 모든 계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확대에 발목을 잡아왔던 전자통장 카드의 IC칩 인식가능한 자동화기기(ATM, CD)의 보급도 늘어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전체 자동화기기 3325대 가운데 약 85%인 2825대가 IC카드를 인식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권발행에 따른 자동화기기 교체가 늘고 있어 인프라개선은 점차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자통장의 인기는 기대치에는 부족한 편.
우리은행의 경우 전자통장인 ‘우리닷컴통장’의 10일 현재 계좌수는 88만좌에 평잔 5696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우리닷컴통장 가입시 기본금리에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행사덕에 2005년말 57만여 계좌에서 지난해 80만계좌를 돌파했다.
신한은행의 전자통장 스마트원카드는 4만6000좌(2006년 12월 기준)가 된다.
우리은행은 이미 전 자동화기기에서 전자통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놨고, 신한은행도 6100대 가량이 가능하다.
국민은행도 각종 예금에 대출계좌까지 연계시킨 KB전자통장을 발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34만개가 발급됐다.
기업은행도 전자통장인 ‘e 모든 통장’을 내놓고 지난해 12월말까지 17261좌를 발매했고 자동화기기의 90%에서 사용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올해를 본격적인 전자통장 영업의 해로 정하고 수수료 면제행사를 시작했다.
전장통장으로 신규 또는 전환하면 전자금융이용수수료를 올해 말까지 월 5회씩 면제한다.
특히 지난해 현금카드이면서 동시에 전자통장으로 전환이 가능한 ‘HANA Magic카드’를 발급해오면서 물리적인 장벽도 없앴다. 이에 따라 미진했던 전자통장계좌수를 올해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하나은행측은 내다보고 있다.
신한은행도 전자통장 계좌를 이용할 경우 거래시 발생하는 수수료의 10%를 매년 6월, 12월결산일에 계좌로 캐시백 해주며 전자통장 계좌에서 출금해 외화로 환전할 땐 환율수수료의 30% 할인해준다.
우리은행은 일반저축예금보다 0.5%를 우대하고 소액예금(50만원)일 경우에도 이자를 지급한다. 특히 인터넷뱅킹 타행이체수수료를 올해 말까지 전액 면제해준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