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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이성태 신임 한은총재 취임사

한기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4-03 17:05

친애하는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는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는 한국은행의 총재로 임명받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이끌어 주신 선배와 동료, 그리고 고락을 함께 해 온 임직원 여러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평생을 몸담아 온 중앙은행의 책임자가 되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며 벅찬 감회를 금할 수 없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선진경제로의 도약을 앞당겨야 하는 소임의 막중함 또한 절감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지난 4년 동안 탁월한 식견과 높은 덕망으로 한국은행을 훌륭히 이끌어 오신 전임 박승 총재께 여러분과 더불어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박 총재께서는 당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크게 높이셨으며 통화정책의 선진화에도 큰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앞으로도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당행의 발전을 위해 계속 조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우리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내수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이러한 경기상승세를 다져가면서 지속 가능한 안정성장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헤쳐 나가야 할 난관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경제성장과 투자간의 연관관계 약화와 고령화 및 저출산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개방화의 진전으로 산업부문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의 고용흡수력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교우위를 누려온 제조업분야에서는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는 반면 신기술분야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선진국에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크게 보면 우리 경제가 성숙단계로 이행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요인에 개방화, 지식정보화, 저임금 경제권의 부상 등 세계경제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더해진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규제와 보호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운용이나 기업경영방식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는 글로벌 수준의 효율과 경쟁력을 어떻게 하면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긴요한 것은 경제운용시스템 전반에 걸쳐 시장기능을 한층 강화하여 민간의 창의적 혁신노력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자생력 배양이나 구조전환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 FTA 체결 확대 등 개방화 흐름에도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여 산업구조의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 같은 구조개혁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긴 안목에서 꾸준히 지속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경제의 안정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의 책무를 맡고 있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향후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여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통화정책을 일관성 있게 운용하려면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앞서 내다보는 안목을 지녀야 합니다.

따라서 조사연구기능을 더욱 강화하여 우리의 핵심역량을 경제현황 분석과 경기전망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책의 적시성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최근 들어 경제구조 및 경제주체들의 행태가 크게 달라지고 경제변수간의 인과관계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미래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앙은행은 정책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실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금융시장과의 의사소통도 보다 원활히 해 나가야 합니다.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의 1차적인 파급경로인 만큼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당행의 정책의도를 금융시장에 적절한 신호로 전달하고 시장참가자의 기대와 반응을 수렴하는 피드백 채널을 보강함으로써 정책효과를 제고하고 투명성을 높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중앙은행의 진정한 존립 기반은 국민의 신뢰입니다. 국민의 신뢰는 우리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그 성과들이 쌓일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조직운영의 역점은 정책기관으로서의 당행의 역량을 확충하는 데 두어져야 할 것입니다. 당행의 업무는 어느 분야나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전문 인력을 적극 양성하고 능력위주의 인사관리체제를 확고히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 조직체계도 시너지효과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재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미래의 당행 역할 변화를 내다보고 그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 전략을 구상하고 가다듬어 구체화하는 작업에 곧바로 착수하여야 하겠습니다.

직원 여러분의 자기개발 노력을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중앙은행은 업무면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어 경쟁자가 바로 눈앞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자칫 독선에 빠지거나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국내의 다른 정책기관은 물론이고 외국의 중앙은행들도 보이지 않는 경쟁자들입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업무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자기개발에 더욱 정진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업무를 처리할 때는 많은 직원들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최선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관행을 확립해야 하겠습니다.

거시경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자 및 정책조언자로서의 당행 역할도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경제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금융경제현안에 대한 중앙은행의 중립적인 의견과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로 정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전문가와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여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새로운 각오로 우리 한국은행이 자율 가운데 절제하고 선의의 경쟁속에 단합하여 최고의 전문가들이 가장 역동적으로 일하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감사합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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