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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공기업 상장 증권업계 공방

홍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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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10-09 20:31

“허약한 국내증시 물량과다로 한방에 간다” VS
“일시 타격 불구 장기적으론 증시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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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의 공기업 및 일부 대기업계열사 상장 추진을 두고 증권업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증시관련 종사자들은 공기업 상장으로 공급물량이 확대되면 허약한 체력을 가진 국내증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주가가 1200선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차익실현이 열흘째 지속되자 공기업 상장 추진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한층 민감해졌다.

그럼에도 불구, 공기업 상장은 장기적인 증시 체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일각에선 주장하고 있다.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상장을 통해 공기업의 투명도와 신뢰도를 높여야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경쟁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요즘 같은 상승장에서 돈을 버는 데만 급급해 공기업 상장을 통한 장기적인 증시발전의 측면을 잊은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 국내 증시 체력으론 한방에 뻗는다 = 대형사 IPO담당 한 부장은 “국내증시는 아직 체력이 약해 공기업 상장으로 인해 물량이 넘쳐날 경우 금방 무너질 수 있다”며 “1~2조원(공급물량 기준)만 내놓더라도 그 파괴력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공기업 상장 찬성론자의 논리인 ‘공급물량 부족’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책수단이 개입될 만큼 유통물량이 잠긴 것도 아닌 상황에서 공기업 상장을 이슈화하는 것은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비판이다.

KB자산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간접투자문화가 정착되면서 주식의 보유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며 “더욱이 시장의 흐름을 공급물량으로 조절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특히 정책수단으로 들어올 만큼 유통물량이 잠긴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도 “공기업 상장문제는 외국인 지분율이 지금보다 떨어져 증시가 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다음에 거론될 이슈”라며 “물량부족을 이유로 상장을 서둘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기자가 접한 다수의 증권사 주식운용 매니저들 역시 “포스코와 한국통신 상장 이후 한국증시 추이를 살펴보면 공기업 상장에 따른 증시파장은 불가피하지 않았냐”며 “증시의 체력보강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반대론, 공급물량으로 시장흐름 조절하는 건 부적절

찬성론, 증권사 돈 버는 데 급급…업계 이기적 시각



◆ 증시타격 불구 장기적 관점 필요 = 반면 국가 신뢰도를 쌓고 국내 증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지금 공기업 상장을 통해 경쟁력과 투명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상장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유동원 상무는 “공기업이 상장되면 일시적으로는 물량이 늘어나 손해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러스효과가 있다”며 “공기업 상장은 해당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투자자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증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상무는 특히 “국내증권사 종사자들의 경우 시장이 빨리 깨지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를 하는데 이는 너무 이기적이고 단기적인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요즘처럼 증시가 큰 조정없이 상승하는 추세를 감안, 버블을 없애가면서 올라야 증시가 보다 안정적인 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기업 상장은 좋은 대안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최창호 연구원은 “지금처럼 물량이 없어 수급불균형이 나타나면 주가상승이 버블로 진행돼 장기적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셀코리아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공급과잉에 대한 부담은 떨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량주는 항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특성이 있고 IT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경우 늘어나는 글로벌 메이커들로 인해 물량과다라는 문제는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

증권연구원 노희진 박사는 “적립식과 연기금 등 펀드들이 주식을 사면서 유통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대량매수와 매도에 따른 시황 낙폭이 커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 주가에 버블이 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기업 상장은 대안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래에셋 계열사 한 사장은 “현재 7%에 불과한 국내기관의 주식투자비중이 수년 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공급물량 과다라는 말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며 “5년이내 수요만 100조원이상 확보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공급물량 과다 우려는 향후 기업들이 증자에 주력할 때나 나올 얘기이고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지금 거론될 사안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 “공기업이 과연 좋은 기업일까” = 한편 공기업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 공기업이 과연 좋은 기업일까라는 점에 의심을 갖고 있다”며 “정부의 바람막이 안에서 이익은 안정적으로 내고 있는 공기업이지만 일반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상장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정적인 이익을 낸다는 점에서 배당 등의 강점이 있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경쟁력에 의문이 남는다는 말이다.

이에 일부에선 기업투명성이 제고되기 전까진 상장하지 않는 것이 현 상승하는 증시에도 보탬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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