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을 최대한 편입했던 증권사의 고유계정에서 전날 주가가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자 손절매 물량이 상당량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경우 개별종목별로 매입가격의 20% 내외로 떨어질 경우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자동으로 손절매 된다.
A증권사 상품운용 관계자는 "운용역 중 2명은 이미 월간 손실한도인 10%에 걸려 매매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며 "개별종목들도 20% 이상 급락한 종목들이 속출, 자동적으로 손절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4개 국내 증권사들은 전년보다 2조563억원이나 많은 1조2972억원의 이익을 냈다. 개인들의 증시 참여 부진으로 주식약정 수수료는 줄었지만 종합주가지수 상승으로 상품운용 수익이 발생한 덕분에 전체적인 수익성은 개선됐다. 이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344.8포인트, 코스닥지수는 56.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단 보름만에 종합주가지수가 223포인트 가량 급락하면서 고유계정의 손실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가상승기에 상품운용을 통해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증권사들은 이번 폭락장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어 1/4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투신권의 한 펀드매니저는 "다수의 증권사 고유계정에서 종목별로 손절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4월 중순 취득기준으로 보면 종목별로 평균 20% 안팍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미 고유계정의 주식 규모를 큰폭으로 줄여 손실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규모 상품운용으로 큰 이익을 냈던 C증권사 상품운용 본부장은 "올들어 고유계정 주식 규모를 100억원 정도로 대폭 줄였다"며 "저축계정에서 현물로 600억원 정도를 가지고 있지만 선물로 헤지해서 총 주식규모는 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헤지한 선물이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아 전날 하루만 약 20억원 정도의 손실을 봤다고 털어놨다.
상품운용 규모가 상당한 D증권은 전날 주가 급락을 이용해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D증권 상품운용 관계자는 "전날 바겐세일을 이용해 200억~3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매입했다"며 "반등을 기대하고 낙폭이 심한 조선주, IT주, 은행주 등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주식을 싸게 사는 스타일이라 20% 이상 하락한 종목은 없어 손절매에 나서지는 않았다"며 "정상적인 시장은 아니기 때문에 반등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관리자 기자